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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정원 특활비 수사’ 최경환 다음은 누구? 정치권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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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경환 1억 수뢰 혐의’ 압수수색

검, 관련자 진술·자료 확보한 듯

조만간 피의자신분 소환 방침

정치권 “한명에게만 돈 줬겠나”

국정원 전방위 로비 의혹에 술렁


한겨레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20일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특수활동비를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최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무실 한켠에 최 의원 사진이 걸려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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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공식화하면서, 정치권으로 긴장감이 번져가고 있다. 그동안 ‘문고리 3인방’과 청와대에 한정된 듯했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 때문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병기(70) 당시 국정원장이 국정원 특활비 예산의 대폭 삭감을 막기 위해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였던 최 의원에게만 ‘뒷돈’을 건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부터 정치권 주변에는 여야 의원들의 실명이 포함된 소문들이 돌았고, 서훈 국정원장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활비에 대한 뚜렷한 통제 장치가 없었던 점이나,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들이 수십억원의 뭉칫돈도 스스럼없이 상납했던 ‘씀씀이’ 등은 이런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국정원이 관행처럼 국회 정보위원들을 정기적으로 관리해왔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국정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불법으로 실시한 이른바 ‘진박 감별용’ 여론조사 비용으로 5억원의 목돈을 내놓기도 했다. 여론조사 비용을 댈 정도로 특정 정파를 지원했다면, 직접적인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전 원장이 최 의원에 대한 상납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국정원과 정치권을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한 이헌수(64)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국정원의 국회 전방위 로비 의혹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런 점들 때문이다.

검찰도 수사 확대를 전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일반론이라면서도 “수사 단서가 포착되면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은 이번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 수사가 부정한 돈의 흐름을 좇는 통상적인 ‘돈 수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수사팀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첩보를) 넘겨받은 게 아니라 화이트리스트(친정부 단체 집중 지원) 수사를 하다 자체적으로 인지해 수사한 것”이라며 “국정원이 세탁한 5만원짜리 현금을 띠지까지 일일이 제거한 채 몰래 전달했다면, (이는) 중대한 범죄다. 수사팀은 원래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최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국정원에서 나간 특활비가 어떻게 전달됐는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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