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1★초점] 조덕제 "여배우 압력" vs영진위 "비공개 못 지켜"…조사 잡음

영화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모 영화 촬영 도중 합의 없이 상대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조덕제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어쩌다 틀어졌을까. 조덕제와 영화진흥위원회 때 아닌 갈등을 빚었다. 조덕제는 영화진흥위원회 측이 자신과 여배우 사이 불거진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여성단체를 등에 업은 여배우 측의 압력 행사로 인해 일방적으로 이를 취소한 것이라 주장하고, 영화진흥위원회 측은 비공개 약속이 언론에 공개돼 약속을 미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단 영화진흥위원회와 조덕제가 지난 15일 오후 만남을 갖기로 했고, 영화진흥위원회 측의 요구에 따라 만남이 취소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을 설명하는 양측의 주장은 다르다. 이는 몇 가지 시각의 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 정리해봤다.

◇ 비공개 만남에 대한 이해차

영화진흥위원회 한인철 공정환경조성센터장은 조덕제와의 만남을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 지난 15일 오후 뉴스1에 "(만남이 공개될 경우)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없다는 판단 속에 비공개 만남을 요청했다"며 "모든 민원인들을 비밀리에 만난다. 저희가 움직이면 다 안다. 공식적으로 움직이면 서류상으로도 나오고, 영화인들도 만나서 말들이 퍼진다. 이해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한다. 그렇게 되면 민원인을 공식적으로 만나는 게 불가능하다. 아무 권한이 없는 저희 입장에서는 일을 처리하기가 어렵다. 여배우 쪽과 이야기를 할 때도 법원에 계류 중이라 만날 수 없다고 했고, 여배우도 (비공개로 한 것에 대해)별도로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월요일에 갑자기 전화를 드렸고 몇가지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 절차도 말씀드렸다. 비공개라는 점도 말씀드렸고 배우가 동의하셨다"고 알렸다.

이 같은 '비공개 만남'에 대해 조덕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 자신만을 위한 검증과 조사 요구가 아니었다. 이 사건은 아직 최종 판결이 난 사건이 아니다. 저의 억울함을 밝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중인 사건이다. 아직 누가 성추행 가해자인지 무고의 피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영진위의 관계자분도 인정하시고 사건을 다시 검증 해보겠다고 하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라며 "저로서는 영진위와 제가 만나는 것에 대해 왜 여배우 측이 항의를 하였는지 또, 그러한 항의가 있다고 하여 영진위 측은 왜 다급히 약속을 취소했어야만 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공공단체라는 그들은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 만남을 통한 조사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 영진위 역할에 대한 인식차

영진위 측은 여러 번 조덕제와 여배우의 사건에 대해 "권한을 갖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인철 센터장은 조덕제와의 만남 시도 이유에 대해 "저희 팀에서 조덕제 씨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영화계 여기저기서도 입장 표명이 있었다. '어찌됐든 들어봐라 해결 못해도' 하는 이야기가 있어 월요일에 갑자기 전화를 드렸고 몇가지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조덕제와의 만남 후 영진위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성폭행 건과 관련해서는 법적 판결과 다른 얘기를 할 수 없어 안 된다. 다만 '메이킹 필름'을 볼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진위는 영화 관련 행정전문가 집단이지 현장 전문가가 아니다. 메이킹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언론에서 분석한 입장일 수 있고 그와 반대 입장일 수 있다. 저희는 중립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만약에 한다면 영화 감독이나 영화 관련 현장 활동하는 분들이 판단한다면 그 판을 열여드릴 수 있겠다, 주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영진위 자체의 조사나 판단에 대해서 "영진위에서 사법적 판단과 다른 것을 판단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조덕제는 영진위를 향해 "과연 제가 바라고 원했던 공정한 검증과 조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나?"라고 물었다. 또 "저 조덕제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단체들은 '조덕제는 가해자다'라는 틀을 기자회견과 포럼 등을 통해 이미 만들어 놓았다. 이 단체들의 잘못된 행위와 옳지 않은 행동을 영진위도 알고 있음에도 영화계의 대표적인 공공단체로써 그 단체들의 행동을 자제시키거나 중지하라고 하는 말 한마디도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외부단체들의 영향력을 막아낼 수 없다면 스스로가 영화계를 위한 공공단체라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배우와 소통에 대한 입장차

기본적으로 조덕제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여배우A를 지지하고 있는 여성단체들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조덕제 측은 "영진위 담당자와의 약속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겨 두지 않고 청천 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 그것은 영진위 담당자측에서 조덕제와의 만남을 갖는다는 기사를 접한 여배우 측의 강력한 항의에 의해 오늘 약속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영진위 측은 "확인 전화가 온 건 맞다. 그것을 여배우가 압력을 가했다고 말하는 것이라면, 모든 영화인들이 저희에게 압력 내지는 말씀을 하실 수 있다. 모든 영화인들이 하실 수 있는 수준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이 사건은 저희가 갖고 있는 사건도 아니다. 여배우가 무서우면 남배우도 무섭다"고 강조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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