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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美 의회도 성추행 안전지대 아니다"…피해자들 '미투'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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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의 과거 10대 소녀 성추행 의혹을 비롯해 최근 저명인사들의 성 추문을 둘러싼 '미투'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의회 내에 만연한 성희롱 및 성추행 실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져 왔던 의회 내 성추행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제도적 개선 움직임도 가시화하는 흐름입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 의회 근무 경력이 있는 50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의회에서 직접 성추행을 당했거나 주변에서 성추행을 당한 사람을 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상·하원 모두에서 성추행 및 위계에 의한 강압이 만연해 있다는 게 일관된 진술"이라며 "의회 내 여성들이 미묘하든 명백하든 어쨌든 지속적인 성추행 환경에 노출된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평소 성추행을 포함,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상·하원 의원들의 이름이 담긴 '블랙리스트'도 의회 주변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돌아다닌다는 후문입니다.

인원이 더 많은 하원 의원이 더 많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 CNN은 "면접조사에서 캘리포니아, 텍사스 지역의 특정 의원들에 대한 고발이 많이 이뤄졌다"며 "검증되지 않은 만큼 실명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 의회에서 근무하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의원회관에서 잠을 자는 남성 의원을 조심해라', '엘리베이터나 늦은 밤 회의, 또는 술자리에서 남성 의원과 단둘이 있지 마라', '경력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상사로부터 당한 성희롱을 폭로할 때는 한 번 더 생각하라'는 등의 '불문율'까지 회자한다고 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의원은 CNN에 "남성 동료들로부터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면서도 구체적 사례를 언급하기는 꺼렸습니다.

또 다른 전직 하원 보좌관은 "의회 내에 젊은 여성들이 워낙 많다 보니 남성들이 자제력을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권력을 손에 쥔 남성 의원과 지위 상승의 '사다리'를 타려는 여성 보좌진 사이에 모종의 '성적거래'도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상사로부터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려고 해도 의회 내에서 이를 묵살하려는 분위기가 적지 않으며, 행여나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침묵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헨리 왁스만(민주·캘리포니아) 전 하원 의원의 보좌관 출신 인사 주도로 의회 내 부적절한 성추행 실태 근절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도 벌어지고 있는데 현재까지 1천500명이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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