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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티격태격 인천 남동구·구의회…구, 의회 예산 대폭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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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홍보비 전액·판공비 등 절반 삭감…의회 "구청장 사감 반영"

구, 바뀐 경비편성 기준 따른 것으로 구청장 판공비도 절반 줄여

뉴스1

인천 남동구청사. (인천 남동구청 제공) © News1 DB


(인천=뉴스1) 최태용 기자 = 인천 남동구가 내년도 구의회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남동구는 내년도 예산안에 구의회 예산을 8억9353만원으로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구의회가 요구한 12억1295만원에서 3억2000만원 넘게 줄었다.

가장 많이 삭감된 부분은 구의회 청사 환경개선 사업 예산 1억200만원이다. 방수공사, 창호교체 공사 등의 예산이다.

명함·배지·명패 제작 예산과 의정홍보 예산 전액, 구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들의 판공비(업무추진비) 절반을 삭감했다.

명함·배지·명패 제작 예산은 각 320만원·60만원·300만원이다. 이 예산이 없으면 내년 7월 새로운 구의회가 출범해도 초선 구의원들에게는 배지와 명함을 지급할 수 없고, 사무실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패를 놓을 수 없다.

지난해 구의회 의정홍보비는 3500만원이었다. 구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판공비는 연간 각 2520만원·1320만원·2880만원에서 1360만원·712만원·1555만원으로 줄었다.

구의회는 환경개선 사업 예산은 수용할 수 있지만 명함·배지·명패제작 예산과 판공비 삭감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판공비 절반과 의정홍보 비용 전액 삭감은 구청장의 사감이 반영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재현 구의회 총무위원회 부위원장은 "7대 구의회에서는 쓸 수 없는 예산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꼼꼼하게 예산을 삭감했다는 건 장석현 구청장 사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편성권이 없는 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동구 관계자는 "내년 지방의회 경비 편성 기준이 바뀌었다. 총액 한도 내에서 예산을 소화하려면 급하지 않은 예산은 삭감해야 했다"며 "구청장도 내년 판공비를 절반으로 줄였다. 구의회도 그 수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동구에 따르면 내년도 구의회 경비 총액한도는 2억2149만5000원이다.

지방의회 경비는 의정운영비·판공비·국외여비로 구성되는데, 구의회는 2억350만원을 요구했으나 구는 1억150만원으로 절반 이상을 삭감했다.

한도가 정해져 있으니 예산을 일단 삭감하고 필요한 경우 추경을 통해 확보하면 된다는 논리지만, 사소한 예산까지 삭감해가며 불편과 마찰을 유발할 필요는 없다는 게 구의회 지적이다.

남동구는 구의원 2명이 구청장실을 무단 침입했다며 형사고발한 상태다.

구는 지난 추석 때 정당과 정치인들이 내건 현수막을 일일이 단속했는데(뉴스1 10월 31일 보도), 구의원 2명이 구청장실에 들어가 철거된 현수막을 촬영하자 고발로 대응했다.

같은 맥락으로 현재 구청과 의회를 잇는 2층의 연결통로가 폐쇄돼 있는데, 구가 의회에 사전 통보 없이 통로를 차단했다.

임순애 남동구의회 의장은 "장석현 구청장의 소통 부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봄 추경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의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rooster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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