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3일 한국투자증권에 단기금융업 인가 최종승인할 듯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진짜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나올 수 있을까.
대형 증권사에서 최근 몇년간 화두가 된 단어가 있다. 바로 ‘초대형 투자은행(IB)’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1월 범금융인 신년인사회에서 “미국의 블랙스톤이나 골드만삭스와 같은 IB(투자은행) 투자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가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초대형 투자은행 지정 안건을 의결한다. 큰 이변이 없으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통과된 한국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최종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투자은행들은 어음을 발행해 들어온 돈으로 기업 대출, 기업 인수합병(M&A), 부동산 투자 등 각종 투자사업으로 큰돈을 벌어들인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만 자금 조달이 가능해 투자사업에 한계가 있다. 투자은행은 단기대출이나 예금으로 ‘금리 장사’를 주로 하는 상업은행과도 비교된다.
국내 초대형 IB 준비는 2011년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자는 논의에서 본격 출발됐다. 증권사들은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어음 발행을 못한 이유는 자본금이 작아서였다. 금융당국은 어음을 발행할 초대형 IB의 인가 조건으로 우선 자기자본 4조원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되면 초대형 IB로 지정해 어음을 발행하고 그중 절반은 기업 대출이나 저신용 등급의 회사채 보유 등 기업 금융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 투자는 어음 발행액의 최대 30%까지 가능하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면 고객에게 받은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 업무도 허용할 방침이다.
초대형 IB에 뛰어든 곳은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까지 5곳이다.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특수관계인(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문제로 심사가 보류됐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도 금감원 제재 등을 이유로 심사가 보류됐다. 자기자본 4조원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첫 초대형 IB라는 타이틀을 쥘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초대형 IB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 초대형 IB로 지정된다고 해도 어음 발행액의 35%가량은 현금성 자산으로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 기업 대출 노하우나 인적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규모만 키운다고 경쟁력이 단번에 생기기 어려워 단기대출 업무에만 치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은행은 기업 대출 노하우, 인수합병 노하우, 네트워크가 받쳐줘야 하는데 규모로는 세계 1위인 일본 노무라증권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며 “지금 초대형 IB는 단지 부동산 투자와 기업 대출 업무에서 증권사 영역을 조금 더 넓혀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