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머니투데이DB. |
#결혼 후 10여년간 전셋집에서만 산 40대 무주택자 A씨는 최근 내집 마련을 위해 묵혀둔 청약통장을 꺼내들었다. 청약요건 강화로 가점이 높은 실수요자의 당첨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 덕분이다. 시장 과열이 한풀 꺾여 분양가도 적정 수준이어서 청약가점이 높은 A씨에겐 서울시내 알짜입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를 고르고 골라 청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A씨는 “그동안 전세를 살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욕심이 크게 없었는데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생각”이라며 “정부 규제로 여러 조건이 무주택자에게 유리해졌으니 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는 단지인지 꼼꼼히 따져 보고 청약을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청약시장이 40~50대 무주택자들에게 유리하게 재편되면서 ‘알짜 입지’를 선점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무주택기간이 길고 부양가족 수가 많은 데다 현금보유력까지 갖춘 중장년층 실수요자들은 실거주와 투자목적까지 겸할 수 있는 단지를 선별해 청약에 나서는 분위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요건이 강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내에서 분양하는 단지마다 청약을 넣고 당첨되기를 기다렸다면 이제는 40~50대 실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경쟁도 덜 치열해졌다”며 “입지가 좋고 원하는 조건에 맞는 단지를 골라 선별적으로 청약을 넣는 등 좀더 신중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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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아파트 청약을 고려 중인 40대 실수요자 B씨는 “주변에서 정부 정책으로 40~50대 무주택자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집사기를 오래 미룬 만큼 강남 분양단지를 잘 비교해서 똑똑한 물건을 분양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장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분양단지는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 강남권 ‘분양 최대어’로 꼽히는 개포8단지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 시공사인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컨소시엄은 올 연말 견본주택을 열고 내년 1월 초 청약접수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1690가구 규모의 일반분양 물량 분양가는 3.3㎡당 4200만원대에서 논의 중인데 3.3㎡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3.3㎡당 4000만원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로또 청약’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서초우성1’도 다음달 청약을 저울질하고 있다. 총 1276가구 중 19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역세권 단지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알짜 입지다.
대림산업도 송파구 거여동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을 분양한다, 총 1199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378가구로 지하철 5호선 마천역, 거여역 역세권에 위례신도시와 가까운 입지다.
강남권 주요 분양단지의 경우 청약 당첨가점 안정권이 60점 중반~70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긴 하지만 강남권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높은 곳”이라며 “가점이 높은 실수요자들이 강남권 알짜단지에 집중되면서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확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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