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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32세 '트럼프 오른팔'… 뮬러 특검에 조사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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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문 쓰는 밀러 고문, FBI국장 해임과정 추궁받아]

- 트럼프 취임사도 그의 작품

지금껏 조사받은 인사 중 최고위직… 러시아 커넥션 알았는지도 조사

- 특검의 칼, 트럼프 정조준

트럼프는 "푸틴이 날 만날때마다 대선 개입 안했다고 밝혀" 해명

조선일보

스티븐 밀러 고문, 로버트 뮬러 특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미 특별검사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밀러(32) 백악관 선임고문을 소환 조사했다고 CNN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뮬러 특검은 밀러 선임고문을 상대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과정을 조사해 특검의 수사망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밀러 선임고문은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받은 백악관 인사 가운데 현직으로는 최고위직이다.

CNN에 따르면 특검은 최근 밀러 고문을 불러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해임하게 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당시 FBI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인력과 예산 증액을 요구하자 전격적으로 해임해 대통령 탄핵 사유 중 하나인 '사법 방해' 의혹을 받고 있는데, 밀러 고문은 트럼프가 코미에게 보내려던 해임 사유 초안 작성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메모는 백악관 돈 맥건 법률고문이 법률적 문제점을 들어 만류하면서 코미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극우 성향인 밀러는 작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의 연설문을 써온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린다. 대통령 당선 직후 전국 '감사투어' 연설문, 작년 7월 트럼프의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문도 모두 밀러 작품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도 그가 썼다. 연설문 작성을 위해 고위급 회의에 잇달아 참석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주변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다.

CNN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밀러 선임고문을 상대로 조지 파파도풀러스 전 대선 캠프 외교고문이 작년 3월 대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후보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할 수 있다'고 공언했던 회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지난달 말 특검에 의해 기소된 파파도풀러스는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접촉한 사실을 시인했다. 관건은 트럼프 캠프가 이런 러시아 커넥션을 선거에 활용하려 했는지 여부다. CNN은 "특검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 서클(중추세력)'로 확대됐다"고 했다.

뮬러 특검은 지난달 말, 트럼프 대선 캠프 좌장이던 폴 매너포트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캠프 핵심 3명을 기소한 데 이어 라인스 프리버스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 등도 소환 조사했다. 다음 달엔 호프 힉스 현 백악관 공보국장의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특검은 백악관 인사들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러시아 커넥션'에 관해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를 접촉해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하고도 숨긴 사실이 탄로 나 지난 2월 임명된 지 3주 만에 경질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내통 의혹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비공식 회동한 뒤 전용기에서 기자들을 만나 "푸틴은 나를 만날 때마다 '나는 (대선에)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말한 그대로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플린 전 NSC 보좌관이 작년 12월 터키 정부와 접촉해 미국에 체류 중인 반(反)터키 정부 인사 송환에 관해서도 논의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WSJ에 따르면 플린은 터키 정부 관계자로부터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터키 송환을 지원하는 대가로 1500만달러(약 168억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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