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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신고리 중단측은 감정에 호소…재개측은 논리적으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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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단 활동한 송호열 전 서원대 총장 인터뷰

"처음부터 건설 재개 측에 분위기 쏠려"

"20~30대 젊은층에서 의견 많이 바꿔"

중앙일보

송호열 전 서원대 총장[사진 중앙포토]


지난 13~15일 시민참여단 합숙 토론에 참여한 송호열 전 서원대 총장에게 당시 현장 분위기와 토론 과정 등을 들어봤다. 송 전 총장은 “10명 중 4명 정도가 의견 변화를 보였다”면서도 “토론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건설 재개 쪽에 쏠렸다”고 전했다.



Q : 합숙토론 이후 기존 입장이 변했나?

A :
“반대로 의견이 강화됐다. 합숙 이전부터 원전 건설을 재개해야된다고 생각했고 합숙기간 내내 더 의견이 굳어졌다.”



Q : 토론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 중에는 의견이 바뀐 경우가 많았나?

A :
“48개 분임 전체 상황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참여했던 분임만 보면 10명 중 4명 정도가 의견 변화를 보였다. 그 중 한 분은 크게 마음이 바뀐 거 같다. 세 명 정도는 결론을 바꿀 정도는 아닌데, ‘아 옛날에 알던 거랑 다르구나’ 이런 정도의 변화였다.



Q : 합숙토론이 총 4개 세션(총론, 안전성·환경성, 경제성, 마무리 토의)로 진행됐다. 어디서 의견 변화가 생겼나?

A :
“건설 재개와 중단 측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위 맨 처음 했던 토론이 안전성이었는데, 생각보다 원전이 안전하다는 걸 새로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토론자들이) 그런 변화된 마음을 2세션 때 밝히지는 않았고 맨 마지막 토론(4세션) 때 밝혔다. 중간에 의견을 이미 바꿨는데 마지막에서야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앞서 토론 중간중간에도 ‘아 이게 아니었네’ 하는 얘기들이 오갔다. 참여자들이 처음에는 그런 변화를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나중에 가서 그걸 밝혔다.”



Q : 분임 내에서 의견을 바꾼 사람들의 나이대나 성별은?

A :
“모두가 20~30대였다. 젊은 층에서 많이 바뀐 거 같다. 40대는 물론이고 50~60대 이상 나이대가 올라갈수록 의견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 분임에서는 여성들이 더 많이 (의견이) 바뀌었다.”



Q : 다른 분임 분위기는 전혀 알 수 없었나?

A :
“한 방에 세 분임이 있었는데 우리 분임끼리 토의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분임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분임 내에서도 휴대폰 번호를 교환하거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Q : 발표 전 박빙을 예상했는데 건설 재개 의견이 19%포인트 차이로 훨씬 많았다.

A :
“2박 3일 간의 합숙토론 처음부터 끝까지 건설 재개 의견이 더 많다고 생각을 했다. 토론 시작 전 1차(사전) 설문조사 때부터 이미 그런 분위기였다. 종합 토론회 때 휴식시간에 베란다, 휴게실 등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의견을 얘기했다. 서로 신분 노출은 안했지만 20여명 정도와 얘기를 해봤는데 거의 대부분이 건설 재개를 해야한다고 얘기했다. 확실히 재개 쪽 의견이 많았다.

오전 10시 발표 전에 현장 분위기를 토대로 6:4 정도로 건설 재개가 많았을 것이란 예측을 했다. 결론이 거의 그 예측대로 나왔다. 김지형 위원장께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바꿨다고 말씀하셨다. 개인적 느낌으로는 분위기가 처음부터 재개 쪽에 기울어져 있었다. 사람들 의견 변화가 재개, 중단 양쪽으로 서로 오고가서 결과적으로는 처음과 비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Q : 7번 양자택일 문항 때문에 의견차가 커진 건 아닐까.

A :
“어차피 토론의 목적은 건설 재개 또는 중단 양자택일을 하는 거였다. 양자택일 없이 ’신고리 5·6호기는 공사를 하고 나중에 추가 원전은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의견은 이번 공론화위에서 다루는 것과는 별개다. 탈원전은 별도의 논란이라는 뜻이다.”



Q : 양측 전문가들의 의견 전달 방식 차이는 없었나.

A :
“개인적 의견이지만 건설 재개쪽은 과학적, 기술적, 논리적으로 접근한 반면 중단측은 감성적 접근에 치중했다. 양측의 차이가 확연했다. PT 화면 내용이나 전달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건설 중단 측이 쓴 표현 중에 ‘(원전이) 폭발한다, 구멍이 뚫렸다, 가족이 암에 걸렸다’는 문구들이 기억에 남는다. 아름다운 환경이 파괴된다든지, 가족을 잃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주로 굉장히 감정에 호소하는 접근을 했다.”

세종=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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