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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독립운동사 개척 1세대 역사학자’ 조동걸 명예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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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69년 ‘독립운동사 편찬위’ 집필 맡아

연구기틀·제자 양성·저술 ‘한평생’



한겨레

2010년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던 때의 고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 사진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국 독립운동사를 개척한 1세대 역사학자로 꼽히는 우사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가 17일 오전 11시 별세했다. 향년 85.

고인은 경북대를 졸업한 뒤 중·고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1965년 춘천교육대를 시작으로 안동대와 국민대에서 97년까지 교수로 재직했다. 경북 영양의 한양 조씨 집성촌에서 태어난 고인은, 시인 조지훈과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국문학)가 같은 마을 출신이다.

애초 선사고고학을 연구했던 고인은 69년 4월 설립된 ‘한국독립운동사 편찬위원회’(위원장 노산 이은상)에 상임조사·집필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독립운동사 개척에 뛰어들었다. 49년 반민특위가 와해된 뒤로 강한 반공주의 때문에 근현대사 연구의 맥이 끊겨 있던 시대였다. <독립운동사>(10권)와 <독립운동사자료집>(17집)을 펴낸 10년 동안의 편찬위 활동을 계기로, 고인은 의병운동, 일제하 농민운동, 3·1운동 연구 등 독립운동사 연구의 기틀을 닦았으며, 수많은 근현대사 전공 제자들을 키워냈다.

고인은 97년 은퇴 뒤에도 근현대 역사학의 계보를 정리하는 ‘한국사학사학회’를 창립하는 등 활발한 학술 활동을 이어왔다. 2010년에는 제자들의 주도로 20권짜리 <우사 조동걸 저술전집>이 발간됐다. 고인은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 등에 역사학계 원로로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한국국학진흥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2~2005년에는 한일 양국의 역사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한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의 한국 쪽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열(숙명여대 교수)씨와 딸 윤경(가톨릭대 박사)·수경(와이즈만영재교육원 동수원센터 원장)·경아(솔루엠DC 책임연구원)씨, 사위 박광용(가톨릭대 명예교수)·최연호(국립축산과학원 박사)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6시다. (02)3410-6907.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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