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불혹` 맞은 인사동 터줏대감 선화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김형근 `설중화` (80×116㎝)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77년 인사동 골목에 자리 잡은 2층짜리 붉은 벽돌집에 선화랑이 문을 열었다. 2011년 작고한 선대 김창실 회장이 1965년 약국을 운영하며 모은 돈으로 10호 그림, 도상봉의 '라일락'을 산 이후 차곡차곡 모은 300여 점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화랑이었다.

선대 회장 타계 후 젊은 작가 중심 개인전을 선보여온 '인사동 터줏대감' 선화랑이 모처럼 대형 기획전을 연다. 개관 40주년 기념전 '40년, 새로운 창을 열다'이다. 국내 미술계의 인사동 시절을 이끌었던 선화랑은 1979년 미술 계간지 '선미술'을 창간해 52호까지 냈고, 1984년에는 젊은 작가 육성을 위한 '선미술상'도 제정해 22명의 수상 작가를 배출했다. 사설 화랑으로는 쉽지 않은 '투자'였다. 이후 마르크 샤갈, 앙투안 부르델, 마리노 마리니, 사진그룹 매그넘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비롯해 국내외 작가의 전시 450회 이상을 열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선화랑의 역사와 함께해온 의미 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시는 1·2부로 나뉘어 열린다. 31일까지 이어지는 1부는 한국 대표 주요 원로작가와 역대 선미술상 수상 작가 특별전으로 김구림 하종현 장리석 등 주요 원로·작고 작가와 김병종, 오용길, 이이남, 황주리 등을 소개한다. 1층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김형근의 1978년 작 '설중화'는 작가가 '죽을 때까지 팔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작품이고, 이숙자의 대형 작품 '군우'는 1987년부터 29년간 작업한 그림이다. 곽훈의 '고래사냥'도 전시됐다. 세 작가에 대해 원혜경 선화랑 대표는 "김창실 회장은 젊고 가난한 화가를 육성하는 걸 화랑의 사명으로 삼은 분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교류한 이들 화가에 대한 애착은 남다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14일 열리는 2부에서는 원로작가 이정지 선생을 비롯해 중견작가 전명자 김정수 김승희부터 젊은작가 문형태 정영주 등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2층 전시실에는 역대 선미술 등도 함께 전시됐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