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놓친 手順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선 16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철한 九단 / 黑 천야오예 九단

조선일보

〈제8보〉(113~140)=최철한은 직선 공격이 매섭기로 유명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독사'로 불렸던 이유다. 그랬던 그가 최근 유연하고 균형 잡힌 바둑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전신(戰神)' '살인청부업자'란 별명으로 통하던 조훈현이나 가토(加藤正夫) 같은 파이터들도 나이가 들면서 전투 일변도로부터 탈피했었다. 연륜이 쌓이면 감정을 제어하고 타협하는 쪽으로 바뀐다. 이런 변화가 반상(盤上)에서도 똑같이 이뤄지는 게 흥미롭다.

백이 △로 끊어간 장면. 대부분의 경우 절단은 결투 신청이지만, 지금처럼 자신의 안정과 구획 정리를 위한 예정 코스일 때도 많다. 113~124까지는 이렇게 될 곳. 문제는 흑 전체의 생사다. 125로 호구쳐 오른쪽으로의 도강(渡江)과 좌하쪽 침입을 맞본다. 129까지 필연의 진행 후 130. 132가 이 경우 익혀둘 만한 끝내기 수법이다.

136으로 빠졌을 때 흑에게서 실착이 나온다. 137로는 참고도 1, 3을 먼저 선수한 뒤 4로 살아야 했다( A와 B 맞보기). 이 수순은 역시 아직 미생인 중앙 백 대마가 하변에서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을 방해하는 효과도 있었다. 138 때 139로 버텼지만 140의 파호를 당해 흑은 웬만큼 출혈이 불가피해졌다. (122…▲)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