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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ESC] 달빛 아래 그대와 캠핑할까 해변 거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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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SC] 커버스토리

한가위 연휴 ‘달을 만나는 방법 5가지’

각 지역 ‘달빛 걷기’ 행사 다채

관광공사는 ‘달빛 함께 걷기 좋은 길’ 선정

천문대 찾아 ‘달의 민낯’도 살펴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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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뜨고 지는 달이지만, 명절에 만나는 보름달은 더 환하고 아름답다. 조상 대대로 가족들이 한데 모여, 함께 바라보고 소원을 빌어온 달이기 때문이다. 휘영청 떠올라 밤을 비추는 크고 밝은 달, 푸근하게 드리운 달빛 안에 조상과 부모, 형제, 자매, 자식들이 함께 있다. 이 달빛에 좀더 진하게 젖어보는 방법은 없을까. 열흘이나 되는 긴 한가위 연휴 가운데 하루 저녁 골라 달을 향해 한걸음 다가서 보자. 가족·연인·친구끼리 한가위 달을 누리며 추억 쌓는 방법 다섯가지를 정리했다.

달빛 속에서 캠핑을

달빛 캠핑. 일반 숙소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정감어린 달빛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둥실 떠오르는 보름달(보름달이 아니어도 좋다!) 아래 달빛을 걸치고 앉아, 도란도란 달님·별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산도 좋고 계곡도 좋고, 바닷가라면 더 좋다. 맑은 날 밤하늘이 트인 곳이라면 어디든 부드러운 달빛에 싸여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천문대 가까운 캠핑장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별 보기 좋은 곳이라면 달 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보름달은 해 진 직후 동쪽 하늘에서 떠오른다. 불빛 끄고, 달을 담을 수 있는 술 한잔 앞에 놓으면 더 바랄 게 있을까. 좋아하는 달 노래 몇 곡 준비해 가도 좋으리라. 물론 이어폰을 껴야 한다.

달빛 캠핑은 주변이 고요할수록 빛난다. 20년 경력의 캠핑 마니아 윤은율씨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조용하고 한적한 캠핑장을 찾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의 캠핑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캠퍼들이 그 자리에서 서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윤씨는 달 감상하기에 비교적 좋은 캠핑장으로 강원 양구 국토정중앙천문대 캠핑장, 인제 하추리 자연휴양림 캠핑장, 홍천 살둔마을 옛 생둔분교 캠핑장을 추천했다.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는 고지대 캠핑장들이다.

해설사와 함께 ‘달빛 기행’

달빛 받으며 밤길 걸어본 적 있으신지. 환한 달빛 아래 즐기는 호젓한 산책, 누구나 누려보고 싶은 여유다. 그러나 도심이든 들판이든 밤길 걷기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자체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이 있어 대안으로 활용해볼 만하다. 안내자 인솔 아래 안전하게 달빛 산책을 할 수 있는 기회다.

경북 경주 보문단지에서 경북관광공사 주관으로 ‘보문호반 달빛 걷기’ 행사(무료)가 4~11월 매달 음력 보름날 저녁 6시30분~9시에 진행된다. 보문호반길 7㎞를 걸은 뒤 민속놀이·공연을 즐기는 행사다. 이번 추석 당일(10월4일)에도 한다. 경주 신라문화원에서도 10월7일 저녁, 신라 왕릉 등을 탐방하며 국악 공연도 감상하는 ‘신라 달빛 기행’을 벌인다. 참가비 1만5000원. 경북 문경에서는 ‘문경새재 달빛사랑 여행’(1만원. 매달 1회 보름 가까운 주말. 10월까지)이, 전남 담양에선 죽록원 대나무 숲과 관방제림 숲길을 걷는 ‘담양 달빛 투어’(5000원. 매달 1회 보름날 가까운 주말. 11월까지)가 진행된다. 서울 ‘창덕궁 달빛 기행’도 매주 목·금·토요일 저녁(3만원. 11월초까지)에 열리지만 예약이 거의 끝났다. 누리집(인터파크 티켓)을 검색해 취소된 자리를 노려야 한다.

달밤에 걸어볼 만한 길들

떼 지어 걷는 게 부담스럽다면, 낮에 걸어도 좋고 밤에 걸어도 좋은 완만한 걷기 코스를 골라 본다. 나 홀로 산책은 삼가야 한다. 2~3인 이상 동행하되 손전등 등 야간에 필요한 장비는 필수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선정해 내놓은 ‘달빛과 함께 걷기 좋은 길 10선’을 참고할 만하다. ‘한양도성길 2코스 낙산’(서울 종로구), ‘제부도 제비꼬리길’(경기 화성시), ‘낙동강 하구 생태길’(부산 사상구), ‘경주 파도소리길’(경북 경주시), ‘대전 대청호반길 1코스’(대전 대덕구), ‘월출산 기찬묏길 1코스’(전남 영암군), ‘해파랑길 45코스’(강원 속초시), ‘변산마실길 7코스 곰소 소금밭길’(전북 부안군),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충북 영동군), ‘제주 작가의 산책길’(제주 서귀포시) 등이다. 상세 정보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 포털’(http://www.koreatrails.or.kr/)에서 얻을 수 있다.

천문대 찾아 ‘달의 민낯’을

달을 향해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 보자. ‘곰보자국투성이’ 달의 민낯을 제대로 보려면 천문대로 가야 한다. 달과 별과 우주를 공부하며, 성능 좋은 천체망원경으로 달 표면을 관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름달보다는 초승달이나 반달 무렵이 관측에 좋다고 말한다. 완전한 보름달은 너무 밝아 관측이 다소 어렵고, 다른 별을 보는 데도 지장을 준다고 한다. 달이 차오르거나 기울 때 달 표면의 분화구 등을 더 상세히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달이 떠 있는 시간대와 천문대 운영시간(대개 밤 10시까지)이 맞아야 한다. 보름달은 해 진 직후에 뜨고, 달 뜨는 시각은 매일 50분씩 늦어진다. 따라서 천문대에서의 달 관측 적기는 낮부터 달이 떠 있는, 음력 보름 전 일주일 정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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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위상 변화.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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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 김경호 연구사는 “이번 추석 연휴의 천문대 달 관측 적기는 9월30일부터 추석 당일 전날(10월3일)까지, 그리고 추석날(보름) 직후인 10월5, 6일 정도”라며 “그 이후엔 달이 밤늦게 뜨므로 천문대 운영시간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천문대가 추석 당일(보름날)엔 쉰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사진가 윤동길이 알려주는 달 사진 찍기

달 사진 촬영도 시도해 본다.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졌다지만, 아직 스마트폰으로는 달 사진을 제대로 찍기 어렵다. 특히 분화구까지 선명히 드러나는 달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성능 좋은 장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달 사진을 찍기 위해 반드시 고가의 ‘디에스엘아르’(DSLR. 디지털 일안반사형) 카메라’와 망원렌즈가 필요한 건 아니다. 200㎜ 이상의 망원렌즈가 없다면 오히려 가정용 디지털카메라(일명 똑딱이. 몸체와 렌즈 일체형)가 달 사진 촬영에 유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정용 디지털카메라는, 렌즈에서 확대하는 광학 줌과 더불어 디지털 줌 기능이 있어 피사체인 달을 더 크게 확대해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메라 설정 때 달의 노출과 심도에 주의해야 한다. 수동모드로 스폿 측광을 이용해 달의 노출을 정확히 맞추고, 감도(ISO)는 200 이하, 조리개는 f8~11로 설정해야 달의 표면을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 망원 줌은 흔들림에 민감하기 때문에 삼각대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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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달을 만나는 좋은 방법, 한가지 더 있다. 그냥 아무 데서나 눈 들어 잠시 달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속 소원을 다 들어줄 듯한, 환하고 넉넉하고 그윽한 달님이 세상 어디에든 떠 있으니 말이다. 초승달이면 어떻고 반달이면 어떤가.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도 좋다. 만나고 싶은 사람 얼굴이 달 속에 다 있으니. 아주아주 먼 곳에 있는 이들도 거기에 있어 마음 전해볼 수 있다.

Moon

달.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천체이자 인간이 발을 디딘 유일한 천체. 지구와의 거리는 약 38만㎞. 크기는 지구의 4분의 1, 중력은 6분의 1, 질량은 81.3분의 1.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함. 햇빛이 닿는 부분이 빛을 반사해 밝게 보임. 달의 모양이 변하는 건 달 위치에 따라 햇빛 닿는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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