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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땀 흡수 잘된다더니…노스페이스·코오롱·블랙야크 등 12개 브랜드 등산바지 모두 '함량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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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 "광고 시정하고 교환·환불하겠다"

야외활동 때 입으면 땀을 빠르게 흡수하는 ‘특수 기능’을 갖췄다며 10만원 넘는 가격이 판매되는 등산바지 대부분이 실은 흡수 성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기준치 이상 유해물질도 검출됐다.

27일 한국소비자원이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블랙야크·케이투·밀레 등 소비자가 많이 찾는 12개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산바지 12개 제품을 대상으로 기능성·안전성·내구성 등을 시험 평가한 결과, 12개 제품 모두 땀 흡수성이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땀을 빠르게 흡수하는 정도를 평가한 흡수성 시험결과, 전 제품이 1∼2급(5급이 최고)으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소비자원은 “시험 대상 모든 제품이 흡습 또는 속건성을 표시·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흡수성이 매우 낮아 운동 시 발생하는 땀방울이 옷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피부 표면을 따라 흘러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물이 의류 표면에 닿았을 때 빠르게 스며들지 않도록 물방울을 튕겨내는 ‘발수성’은 세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선 조사대상 모든 제품이 4급 이상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아웃도어 전용 세제를 이용해 손세탁을 5번 하고 나자 머렐·콜핑 등 일부 제품에서는 발수성이 1급으로 뚝 떨어졌다.

마찰로 인해 색이 변하는 정도인 ‘마찰변색도’는 노스페이스·밀레·블랙야크 등 9개 제품이 기준 미달이었고, 일부 제품은 햇빛에 색상이 변하지 않는 정도인 ‘일광 견뢰도’가 소비자원 섬유제품 권장품질 기준에 미달했다.

발수가공제로 인한 ‘과불화화합물’ 함유 여부를 조사했더니 노스페이스·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레드페이스·빈폴아웃도어·케이투 등 5개 제품에서 유럽의 섬유제품 민간 친환경인증 기준(1.0㎍/㎡) 이상으로 검출됐다. 아직 국내에는 관련 기준이 없어 소비자원은 유럽 기준으로 조사했다. 과불화화합물은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인체나 환경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는 잔류성 물질로 생식기나 신장·면역체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결과 12개 업체 모두 흡습·속건 표시 및 광고를 고치기로 하는 한편,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한 교환 또는 환불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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