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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위기의 아베` 버티는 이유…日경기 58개월째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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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베 신조 내각 출범과 함께 시작된 일본의 경기 회복이 9월까지 58개월째 이어지며 연속 개월 수로 통계치 집계 이래 역대 두 번째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9월 월례경제보고에서 국내 경기에 대한 평가로 기존과 같은 '완만한 회복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를 유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전했다.

발표자로 나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정상은 "전후 두 번째였던 이자나기 경기를 넘어선 경기 회복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베노믹스의 성과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학 스캔들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가도 오뚝이처럼 지지율을 회복하는 기저엔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반 국민은 여전히 소비보다는 절약에 집중하고 있어 경기 회복의 기운이 아직은 기업들에 국한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정부의 경기 상황 진단은 경제전문가들 모임인 '경기동향지수연구회'의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내각부에서 최종 결정한다.

기업 실적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 2012년 12월 아베 2차 내각 출범 후 일본은행(BOJ)의 무제한 양적완화에 따른 엔 약세와 세계 경기 회복 등이 맞물린 결과다. 그 덕분에 사실상 완전고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업률이 낮아졌다.

다만 경기 회복의 속도가 너무 완만하다는 게 문제다. 모테기 재정상이 언급한 이자나기 경기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이자나기 경기'란 일본 경제가 최고의 전성기였던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컬러TV, 자동차, 에어컨 제품이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던 것과 함께 일본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1.5%에 달하던 시기다. 덕분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이 기간 60%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일본 내각부 자료에 따르면 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실질GDP 증가폭은 미미하다. 올 2분기 실질GDP는 아베 총리 취임 직후인 2013년 1분기와 비교하면 5.4% 성장하는 데 그쳤다. 내각부 추산에 따르면 잠재성장률 역시 올 2분기 기준 전기 대비 1%(연율)다. 아베노믹스 출범 시점(0.8%)에 비해 0.2%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4년이 걸린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베 총리도 25일 중의원 해산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다.

일본 정부가 목매고 있는 '물가상승률 2%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소비 확대지만 낙관하기 쉽지 않다.

올해까지 일본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4년 연속 2%를 넘어섰다. 그러나 임금 상승폭 자체가 최근 들어 계속 낮아지다 보니 소비에 나서기보다는 여전히 절약에 집중하는 게 현실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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