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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경영 손떼…자율협약 따른 구조조정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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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산은, 채권단 회의 앞서 ‘박삼구 자구안’ 거부

박 회장 “채권단 뜻 따르겠다” 경영퇴진에 합의

오늘 오후 채권단 회의 뒤 구조조정 방안 가닥



금호타이어 채권단 대표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이 회사 경영을 맡고 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쪽이 제출한 자구안 수용을 거부하기로 함에 따라 박 회장이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기로 26일 합의했다. 채권단 회의(주주협의회)에서 지분율이 높은 산은이 자구안을 거부하면 자동으로 박 회장이 해임되는 상황에서 박 회장 쪽도 ‘명예퇴진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자율협약에 따른 구조조정 협의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금호아시아나그룹 쪽과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산은 쪽은 “제출된 자구계획의 실효성과 이행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면한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엔 미흡하다고 판단하여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25일 이동걸 산은 회장이 박 회장을 만나서 자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최종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박 회장과 그룹 쪽도 명예퇴진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박 회장은 출근중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 뜻에 따르겠다”고 언급했다.

한겨레

2016년 5월 박삼구 금호아이사아그룹 회장(왼쪽부터 다섯번째)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서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시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을 당시 사진. 박 회장은 2010년 워크아웃 이후로도 금호타이어 경영을 맡아 대표이사직을 수행했으나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3년 만에 다시 자율협약에 의한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할 상황이 되면서 26일 경영퇴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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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이날 오후 3시에 채권단 회의를 열어 자율협약에 의한 정상화 추진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율협약은 법적 근거는 없지만 채권단과 기업 간 합의에 의해서 추진하는 민간 구조조정 방식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과 달리 채권단 내 100% 합의가 필요하지만 기업에 주는 영업 타격 부담이 덜하다. 또 채권은행도 해당 회사 여신에 대한 건전성 재분류로 대손충당금을 더 쌓을 필요가 없어서 부담이 적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의 채권단이 산은과 우리은행 등 8개사로 숫자가 적고 대규모 회사채 문제 등의 걸림돌이 없어 합의에 이르기 쉽다는 측면에서 산은은 자율협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주주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감자나 출자전환보다는 채권 유예, 금리 감면, 신규 자금 투입 선에서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일단 실사에 들어가 살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워크아웃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향후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에 어떤 부담도 되지 않도록 현 경영진과 함께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 쪽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금호’ 상표권 문제가 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영구사용권 허락 등의 방법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를 중국계 더블스타로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박 회장 쪽이 우선매수권과 상표권에 근거한 영향력 행사 탓에 조단위 자금을 집어넣은 채권단이 주도권을 잃고 끌려다녔다는 논란이 거셌다. 산은 쪽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가 조기에 정상화 되어 지역경제 안정과 일자리 유지에 크게 기여할 기업으로 유지·발전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며 모든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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