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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생생中國] 미국 스타트업 사냥꾼 급부상한 중국 텐센트, 기업가치 1조 이상 벤처 64곳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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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지칭하는 유니콘(unicorn) 기업은 2013년 여성 벤처투자자인 에일린 리(Aileen Lee)가 처음 사용한 단어다. 유니콘이란 뿔이 하나 달린 말처럼 생긴 전설의 동물인데 스타트업 기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이 되는 것은 마치 유니콘처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짝퉁의 나라로 폄하했던 중국이 지금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양성소이자 유니콘 사냥꾼으로 등장했다. 최근 미국 스타트업 전문 데이터베이스 기업 크런치베이스(crunchbase)가 발표한 세계 10대 유니콘 기업을 보면 1위가 625억달러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우버(Uber)고, 2위가 중국의 마이금융으로 600억달러, 3위가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이 500억달러, 4위가 샤오미로 450억달러,

5위가 에어비앤비(Airbnb)로 310억달러다. 그 외 9위가 중국의 진르토우티아오로 200억달러, 10위가 루진수오로 185억달러다.

세계 10대 유니콘 기업 중 50%인 5개가 중국 기업이다. 상위 10대 기업 중 미국 기업 5개의 시가총액은 1548억달러인 데 반해 중국 기업 5개의 시가총액은 1935억달러로 미국 기업의 1.25배다. 중국은 이젠 세계 유니콘 기업 양성소라고 불릴 만하다.

2015년에 중국은 미국의 잘나가는 스타트업 기업에 100억달러를 투자했다. 총 210여건의 투자를 했고 그중에는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다. 2016년에도 중국의 대미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2014년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전체 첨단기술 스타트업 회사 투자 중 중국의 비중은 2015년 18%, 2016년 12%에 달했다. 2017년에는 1분기 기준으로 13%선이다. 중국이 미국 전체 스타트업 산업의 10분의 1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들어 텐센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지분 5%마저 매입했다. 이로써 중국은 우버, 에어비앤비, 테슬라 등 미국의 3대 유니콘 기업에 모두 지분을 확보했다.

▶중국, 미국 스타트업 10% 투자

전기차 테슬라 지분도 5% 확보

2016년 기준으로도 미국의 107개 유니콘 기업 중 27개 기업에 중국 자본이 투자를 했으며 투자에 참여한 중국 기관은 32개에 달했다. 대표적인 투자자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동, 가오링자본, 진강국제, 런런, 핑안창신 등이다.

중국이 주로 많이 투자한 분야는 온라인 게임, AR·VR, 인공지능 머신러닝, 핀테크, 의료 분야다. 온라인 게임 분야는 텐센트가 가장 많이 투자했고 총 32개의 중국 기업이 투자를 했다. AR과 VR에는 39개 기업이 투자했는데 역시 투자 1위는 텐센트다. 인공지능 분야는 35개 기업이, 핀테크 분야는 46개 기관이 투자했다. 핀테크 분야의 가장 활발한 중국 투자가는 런런이다. 의료 분야는 41개 기관이 투자했는데 여기서도 텐센트가 활발하게 투자했다.

현재 중국의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징동 등 4대 인터넷 기업이 보유한 미국 유니콘 기업은 10개나 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기업은 텐센트다. 텐센트는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총 64개 기업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알리바바가 20개, 바이두 6개, 징동이 3개다.

미국 첨단 스타트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텐센트는 투자 기업의 성공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선순환 체계를 갖췄다. 이제 텐센트의 미래 주가는 스타트업 투자 성과에서 나올 판이다. 중국은 배우는 것도 빠르지만 배운 것을 실행하는 능력은 더 빠르다. 텐센트의 1대 주주는 아프리카에 있는 남아공의 투자 기업인 네스퍼스다. 텐센트는 네스퍼스에서 배운 투자 기술을 이제 역으로 미국으로 수출한 것이다.

옆집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중국을 넘어 미국의 유니콘 사냥에 뛰어들었는데 한국은 정부 당국자와 기업 간에 입씨름이나 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6호 (2017.09.20~09.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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