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김정은 “최고 초강경 대응”…ICBM급 추가도발 가능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북 최고지도자 첫 본인명의 성명

트럼프 ‘완전 파괴’ 유엔 연설에 맞서

“세계 면전서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

뭘 생각했든 그 이상의 결과 볼 것”

리용호 “태평양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본인 명의로 성명을 내놨다. 신년사를 제외하고 북 최고지도자가 자신 명의로 성명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성명에서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언급하면서, 한반도 주변 긴장감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하여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9월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티브이>는 이날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핵실험 등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인민방송원’ 리춘히가 김 위원장의 성명을 대독하는 장면을 되풀이해 내보냈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 외교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되는대로 마구)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하였다”며 “그러나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떠든)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고심)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위협적인 언사를 내놓은 뒤엔 실제 이를 행동에 옮겨왔다. 따라서 지난달 북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 대장이 경고한 ‘괌 포위사격’을 감행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최대 사거리를 날려보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의 숙소 부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공언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일 실시한 6차 핵실험을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로 실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에 수소탄을 장착해 발사한다면, 그동안 북이 밝혀온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는 셈이 된다. 한반도 정세가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