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와의 대화
로저 파우츠·스티븐 투켈 밀스 지음|허진 옮김|열린책들|528쪽|2만5000원
"조교 해보겠나? 침팬지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일인데."
1967년 3월, 네바다대 심리학과의 24세 대학원생 로저 파우츠는 처음엔 지도 교수의 제안이 농담인 줄 알았다. 훗날 세계적 영장류 학자이자 동물 권익 운동가가 되는 저자와 침팬지 '워쇼'의 첫 만남이었다.
인간과 침팬지가 수화로 이해하고 아끼게 되는 과정이 가족 드라마처럼 정감 있고 흥미롭다. 워쇼는 몰래 방에 들어갈 때 '조용히'라고 수화 혼잣말을 했고, 아침 7시면 침대로 올라와 수화를 쏟아냈다. '로저 빨리' '와서 안아 줘' '문 열어'…. "몸짓이라는 점만 빼면, 두 살 아들 조슈아가 하는 말과 똑같았다."(116쪽) 청년 심리학자는 인간이 추상적 사고와 언어를 독점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평생 '가장 가까운 친척'(원제 Next of Kin)인 두 종(種)의 공존에 노력했다.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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