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수익성 제고 일환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자본력을 활용해 국내외 부동산에 이어 SOC(사회간접자본), 기업 지분 투자 등을 잇따라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베트남 자산운용사인 드래건캐피털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올 들어 IB 사업을 강화하면서 해외 기업 지분 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투자금액은 아직 미정이지만 200~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수익성과 투자규모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해외 대형 발전소 등 SOC와 부동산 투자를 검토 중인데, 조만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금융주선과 IPO(기업공개) 등 IB(투자은행) 부문 노하우와 네크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역대 최대규모의 서울 파크원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주선으로 대규모 수수료 수익을 챙겨 대박을 터트린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그룹의 해외부동산 투자 확대 전략 확대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부동산투자건을 검토 중이다. 다만,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 신중하게 투자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국내외 부동산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투자처 물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선 자본 규모가 큰 대형사들이 수익성 제고 일환으로 자기자본을 활용한 신규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주식 등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계속 급감하면서 수익성 제고가 당면과제로 떠오르자 수익 기여도가 큰 신규투자처로 눈을 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재 증권사의 자본을 투자하는 IB와 자기자본투자(PI) 등 수익비중은 전체수익의 평균 60~70% 수준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지분 투자, SOC 투자는 최소 수익률이 평균 연 5% 이상으로 양호한 수준인데다 추가 수익도 가능해 수익성과 직결된다"며 "대규모 자본규모에 걸맞는 수익성을 갖추려면 신규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투자 열기가 과열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대형 증권사들이 경쟁사와 동시에 특정 물건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거나 경쟁사가 투자하지 않은 물건의 투자를 검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성급하게 투자를 진행해 수익률이 급락하거나 투자 후 셀다운(재판매)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 일정 부분 손실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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