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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인천공항공사, 면세업계와 임대료 인하 논의... '줄다리기'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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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과 임대료 갈등을 빚고 있는 인천공항공사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입점 면세 업체들과 임대료 인하 협상을 시작했다.

조선비즈

인천국제공항 전경. 앞쪽이 10월 개장을 앞둔 제2터미널이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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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일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과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임대료 조정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공항 내 입점한 4개의 중소면세점과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다음달 제2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방문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제1터미널 임대료를 조정하기 위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임대료 협상을 위한 상견례 차원의 자리로 구체적인 논의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은 이와 별도로 인천공항공사와 지금의 고정액이 아닌 상품별 매출액으로 임대료를 조정하는 협상을 다음주 중 시작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임대료 인하가 없을 시 공항면세점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의 조정안에 따르면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는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35%의 영업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롯데면세점은 기존 5년간 임대료 4조1000억원 중 70~80% 수준인 3조원 내외를 내게 된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조정이 없을시 올해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볼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당초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는 사업자가 입찰시 경영판단에 따라 제안한 계약금액으로 일시적 경영상 이유로는 인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지난 18일 롯데면세점과 임원급 협상을 벌였다.

그럼에도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계의 임대료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히 큰 만큼 협상이 ‘줄다리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막대한 금액이 걸려 있어 정부 차원의 개입이 없으면 원만한 협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원 중 약 3분의 2가 면세점 임대료인 만큼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철수에 나선다면 타 업체들의 ‘도미노 철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정부 지침 없이 자체적으로 임대료를 조정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면세점 임대료를 10% 인하했다가 감사원으로부터 ‘방만 경영’에 대한 감사를 받은 바 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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