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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이동걸 “금호타이어, 이해당사자 고통분담땐 회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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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계획안 면밀히 검토중… 박삼구 회장은 아직 그림 안에 없어”

동아일보

“주주, 채권자, 근로자 등 이해 당사자들이 고통 분담하면 금호타이어 살릴 수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산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매각이 불발된 금호타이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금호타이어가 경영난을 겪고는 있지만 법정관리 후 사실상 공중분해된 한진해운의 전철을 밟진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어떻게 빠른 속도로 경영이 악화됐는지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사견(私見)이지만 독자생존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고 일자리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정상화 방안이 담긴 자구 계획안을 일부 보완해 18일 채권단에 제출한 상태다. 이 회장은 이를 면밀히 검토 중이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자리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약간의 인력 구조조정은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정치권의 압력에 대해선 “결국 (의미 있는) 일자리를 유지하는 게 기업 회생 목적이며 정치권도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산은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밀어줄 수 있다는 예측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자구안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박 회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회생 가능성을 그려보고 있는 것이고 그 그림 안에 박 회장은 없다”고 강조한 것. 이 회장은 해외 매각이 무산된 것에 대해선 “매각 실패는 더블스타의 문제일 수도 있고 산은이 미진한 부분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박 회장 쪽에도 협조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박 회장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간담회에서 구조조정 이외에 투자·벤처 금융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생태계가 너무 대기업 위주라서 신생 기업이 안 크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다이내믹하지 않은 생태계가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고 있다”며 “산은은 앞으로 대기업 지원은 줄이면서 혁신 창업 벤처를 집중 육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조직 혁신안도 검토 중이지만 ‘보여주기 식’의 혁신안은 발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왜 산은 회장에 임명된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 정부의 국정철학과 궤를 같이하고 있고 금융에 전문성이 있어서 가서 열심히 하라고 보낸 것 같다”며 웃었다. 산은의 독립성에 대해서는 “한 기관을 책임진 기관장으로서 당국에 내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 그 전에 잘 협의하면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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