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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닌 범죄 '데이트폭력'] “집착은 사랑 아닌 자기의 욕구 충족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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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 / 휴대전화 검사·위치 확인 등 성향 /“폭력 유형·대처방법 등 정보 없어… 기본법 마련 등 체계적 대응 시급”

세계일보

“‘통제행동’은 연인 간의 적극적 관심이나 사랑의 표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중심적인 욕구 충족일 뿐입니다.”

17일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은 ‘휴대전화 검사’, ‘수시로 위치 확인하기’, ‘옷차림 지적’ 등 일상적인 데이트폭력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김 소장은 “(피해자들은) 상대방의 통제행위에 대한 심리적 허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이 있다”며 “이러한 행동으로 시작된 관계 집착은 상대방 감정에 대한 공감 부족과 타인에 대한 존중 부족을 포함하고 있어 더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가해자는 감정조절 곤란, 타인 신뢰 부족, 공감능력 저하, 고통감내 능력 부족, 자기중심성 등의 성향 등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특히 관계 애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등 관계 내 불안이 크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상대방의 집착과 통제 등을 데이트폭력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소장은 “데이트폭력의 유형과 적절한 대처에 대한 정보가 없다 보니 폭력의 심각성에 비해 사회적 인식 제고는 매우 미약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피해자의) 심리적 고통은 전 생애적으로 여러 영향을 주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자칫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공감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여기서 오는 2차 피해와 사회적 소외감 등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


김 소장은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정보 제공, 국가 및 사회의 초기 개입, 사회 인식 제고 등 여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대상의 폭력을 기본법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기능을 통합해 단순화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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