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붙여주고 함께 잠 잘 정도로 '친숙한 애완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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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토끼 먹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는데 이게 또다시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정준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길거리에서 굶주린 시민들이 버려진 음식들을 주워 먹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식량난을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동물원 동물들을 잡아먹기 위해 훔쳐가는 사건도 잇따를 정도입니다.
[동물원 책임자 :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야생동물들보다 공격적이지 않다 보니 도둑들이 밤에 침입해서 동물들을 죽인 뒤 훔쳐갔습니다.]
올해 초엔 전체 베네수엘라 인구의 4분의 3 정도가 제대로 먹지를 못해서 8.7㎏이나 몸무게가 줄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식량 부족에 따른 원성이 커지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토끼 먹기 운동을 꺼내 들었습니다.
번식력이 강한 토끼를 소나 돼지 대신 식용 목적으로 길러서 부족한 동물 단백질을 섭취하자는 겁니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가식품청장이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토끼 먹기 운동을 시작하라고 승인했습니다.]
문제는 많은 베네수엘라인들에게 토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잠을 잘 정도로 친숙한 애완동물이라는 겁니다.
[애완토끼 주인 : 토끼를 기르는 게 즐겁고, 동물들은 보살핌을 받아야 합니다. 토끼를 먹는 것에 반대합니다.]
야권 지도자들도 마두로 대통령이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극심한 식량난에 토끼에게 줄 사료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설익은 대책으로 불신만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정준형 기자 goodj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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