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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반군과 유혈충돌 중인 미얀마 정부가 미국 관리의 현장 방문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유혈사태로 국경을 이탈하려는 수십만명의 난민들이 발생하면서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16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얀마 라카인주의 틴 마웅 스웨 총괄행정국장은 미국 국무부의 패트릭 머피 부차관보의 18일 마웅토 지구 방문 일정에 대해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웅토는 로히양족 집단 거주지다. 지난 25일 로힝야족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경찰초소 30여곳을 습격한 곳으로 미얀마 정부군과 ARSA 간 충돌이 시작된 곳이다. 미얀마 정부군의 폭력 탄압이 이어지면서 사망자만 400여명이 넘는다.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으려는 로힝야족 난민들만 4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난민 캠프에 분산 수용된 채 오도가도 못하고 식량난에 처해 있다.
미얀마 정부군이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위해 잇딴 방화를 저질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제앤네스티는 미얀마 라카인주 마을의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화재 관련 주민들의 대피 영상과 인터뷰 등을 분석해 조직적인 방화작전이라고 분석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달 28일 방화 이후 지난 4일가지 21차례의 방화로 45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정부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인공청소'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아웅산 수치의 문민정부를 지지하고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 정부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 탄압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얀마군의 인종청소를 멈추라고 강조했다.
로히양족 난민의 국경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외무부는 지난 15일 미얀마 외교관리를 통해 미얀마 측 헬기와 무인기의 영공침범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방글라데시는 미얀마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과는 보장 못한다고 으름장을 냈다. 미얀마를 향한 방글라데시의 경고는 이번이 3번째다. 앞서 방글라데시는 미얀마 당국이 국경을 넘어 도피한 난민의 재입국을 막으려 국경에 지뢰를 매설한다고 항의했었다. 또한 방글라데시는 로힝야족 난민 취재차 자국을 입국한 미얀마 기자도 간첩혐의로 체포한 상태다.
방글라데시는 인공청소를 피해 국경을 넘어온 로힝야족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수용해야 하지만 미얀마가 데려가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로힝야족이 오랜시간 미얀마 영토에 거주했기 때문에 미얀마 정부가 이들을 데려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규진 기자 seven@ajunews.com
이규진 seve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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