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올해 1분기 초콜릿 수입, 지난해보다 1.6배 증가"
도수 80도 이상 독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급증
中 전문가들 "김정은 시장중심 경제 개혁 일부 효과 내"
/뉴시스 |
최근 북한의 초콜릿, 맥주 등 사치 식품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외 무역이 줄어들지 않고 경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초콜릿은 167.9톤(t), 총 39만7708달러어치(약 4억5000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93.8t, 25만3583달러어치(약 3억원)에 비해 1.6배 늘어난 수준이다.
맥주 수입량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340만ℓ, 160만달러어치(약 18억원) 맥주를 중국에서 수입했던 북한은 올해 상반기에는 수입량을 1200만ℓ, 523만달러어치(약 59억원)까지 늘렸다. 특히 알코올 도수 80도 이상의 독주는 올해 상반기 1560만ℓ, 754만달러어치(약 85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0만ℓ, 252만달러어치(약 28억5000만원)에 비하면 3배 가량 급증했다.
SCMP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국제 사회가 대북 경제를 제재하고 있지만, 북한이 곡물 등 생필품(staple)이 아닌 사치품(luxury) 수입을 늘렸다는 것은 북한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9%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의 경제 개혁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지난 2014년 집권한 뒤 민간 부문에 더 높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노동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했다. 기업 경영자에게는 노동자의 봉급 수준을 책정하고, 근무 행태나 실적에 따라 해고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국영기업은 폐쇄했다. 농업 부문은 협동농장 중심에서 가족농 중심으로 바뀌었다.
쑨징지에 중국 지린(吉林)대 교수는 "김정은은 경제를 일정 부문 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혁 정책을 실시했고, 지난해 높은 성장률은 이 같은 개혁에 효과를 냈다는 증거"라며 "북한의 계획경제가 느슨해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시장 수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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