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자료사진과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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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정원 적폐청산 TF 등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의 국정원 심리전단은 2011년 9월 한 보수 성향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그들만의 민주화 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민주화운동'을 망할 민(泯) 빌 주(呪) 재앙 화(禍) 죽을 운(殞) 얼 동(凍)으로 표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서남부에 위치한 즐라(전라도)인민공화국슨상(김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교도들이 일으킨 무장폭동을 김미화 해서 부르는 용어'라고 적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에 오른 82명의 문화·예술인 중 한 명이다.
해당 게시물은 또 민주화운동에 대해 '뜻풀이: 홍어들이 대한민국 망하길 빌다가 재앙을 맞아 얼어 죽을 몹쓸 짓거리'라며 '요곳이민주화운동이랑께긴께우덜이 민주화 해부렀당께'라고 표현했다.
홍어는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호남 지역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우덜', '해부렀당께' 등 방언을 활용한 표현도 비하성이 짙은 대목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하 표현도 등장했다. 같은 게시물에는 '뇌물짱을 외치며 부엉이바위와 무등산에서 번지점프를 하며 절정에 이르렀다가'라고 적으며, 노 전 대통령을 표현했다.
당시 국정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도 게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웃는 사진을 두고 '김대중을 중국어로 읽으면 jin da zhong(찐따종)'이라며 '참뜻: 13억 짱깨들도 인정하는 글로벌 찐따'라고 적었다.
한편 MB 시절 국정원은 2011년 10월에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얼굴을 저질 나체 사진에 합성에 유포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14일 국정원은 검찰에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 퇴출활동과 관련해 원 전 원장 등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이 각종 보수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방법으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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