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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한강 ‘소년이 온다’로 伊최고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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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로 노벨상 작가 많아 “살아있는 이미지, 손 떼지 못하게 해”

동아일보

소설가 한강(47)이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말라파르테상’ 수상자로 14일(현지 시간) 선정됐다.

이 상은 ‘쿠데타의 기술’ ‘망가진 세계’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가 쿠르초 말라파르테(1898∼1957)를 기리기 위해 1983년 제정됐고, 이탈리아 문학계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 주도로 창설돼 세계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는 외국 작가들에게 수여돼 왔다. 역대 수상자로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 소설가 솔 벨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네이딘 고디머가 있다. 프랑스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 등도 이 상을 받았다.

‘소년…’은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계엄군에 맞서다 숨진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내면을 담은 작품으로 산 자와 죽은 자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참혹한 고통과 깊은 슬픔을 처연하게 그렸다. 이 작품은 정부가 공공도서관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지원해주는 세종도서 사업에서 ‘문제도서’로 분류돼 지원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동아일보

‘소년이 온다’ 이탈리아어판


문학상 심사위원회 측은 수상자를 발표하며 “‘소년…’의 살아있는 이미지들이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다 읽을 때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출판사 아델피는 이 책을 ‘아티 우마니’(‘인간적인 행위’라는 뜻)라는 제목으로 최근 현지에서 펴냈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한 작가와 맨부커상을 받은 데버러 스미스 씨(30)가 영어로 옮긴 것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했다. 심사위원회는 이 책이 현지에서 공식 출간되기 전에 번역본을 읽어본 후 한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은 말라파르테가 머물렀던 나폴리 인근 카프리섬에서 다음 달 1일 열린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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