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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머독, ‘스카이’ 인수 또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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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인종차별 등 스캔들

“폭스 회사관리 취약 심각”

영 문화장관, 추가 검토 밝혀

경향신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사진)이 7년째 시도 중인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의 지분 인수에서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머독 소유의 ‘21세기 폭스’에서 불거진 잇단 스캔들이 그의 영국 내 언론 장악력 확대를 경계하는 우려와 맞물리면서다.

카렌 브래들리 영국 문화장관은 12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 머독이 소유한 ‘21세기 폭스’가 스카이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이 영국 방송규정에 부합하는지 경쟁시장청으로 넘겨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스카이 지분 39%를 보유 중인 폭스는 나머지 61%를 117억파운드에 사들이겠다는 인수안을 제출했고, 영국 정부와 방송 규제기관 오프콤은 지난 4개월간 이를 검토해왔다. 브래들리 장관은 이날 언론 독점·다양성의 침해 가능성과 함께 “폭스의 회사 관리 방식의 취약함”을 언급하며 “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머독의 언론 장악력 확대 우려는 계속돼왔지만 폭스의 영국 내 방송규정 준수 여부가 부각된 적은 없다. 폭스가 스카이를 장악할 경우, ‘더선’ ‘더타임스’ 등을 보유한 머독이 영국 언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BBC 다음으로 높아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추가 조건도 제시하지 않은 채 추가 검토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머독의 스카이 지분 인수의 새 장애물은 폭스 내부에서 일어난 잇단 성추행과 인종차별, 극우색깔의 편향 보도 같은 ‘폭스 스캔들’이다. 특히 오프콤은 폭스에 대해 지난 10년간 22건의 규정 위반 판결을 내렸는데, 이 중 폭스뉴스가 7건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그중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이에 머독은 스카이를 통해 송출해오던 폭스뉴스를 지난달 시청률 부진 등을 이유로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스카이 인수를 위한 머독의 ‘큰 그림’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영국 내 ‘반머독’ 정서로 경쟁시장청이 나서면서 인수 전망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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