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8조8000억 늘어
주택대출은 3조1000억 증가 그쳐
카카오뱅크 영향 기타 대출 급증
상가·오피스텔용 대출도 늘어나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합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속보치)은 8조8000억원 증가했다. 7월의 가계대출 증가액(9조5000억원)보다 줄어든 수치다. 주택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해 8월의 증가 규모(14조3000억원 증가)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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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의 상승세는 잡았지만 신용대출은 급증했다. 8월 한 달 동안 3조4000억원이 늘었다. 2016년 11월(2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휴가철 자금 수요 증가와 일부 은행이 금리 우대 상품을 출시,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 개시 등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 대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상가·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포함한다.
가계의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인터넷 전문 은행인 ‘카카오 뱅크’ 효과다. 금융위에 따르면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8월말 기준으로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상가와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로 투자자들이 움직인 영향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매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상가나 오피스텔 투자로 눈을 돌리며 관련 대출이 늘어난 탓에 기타대출이 급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택 구매의 막차를 탄 사람들이 주택관련 계약금이나 취등록세 등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활용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시적인 특수 요인도 있다. KB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1% 후반대의 저금리 신용대출(무궁화 대출)에 나선 것도 8월 신용 대출이 급등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융위는 “8·2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하면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규제가 8월 하순에 시행된 만큼 그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일반적으로 하반기에는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데다 이사철인 9~10월에 주택 관련 대출이 들썩일 수 있어서다. 게다가 3~4분기에는 분양 물량이 늘어나며 집단대출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3분기에는 12만4000가구, 4분기에는 10만7000가구의 분양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신용대출로의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만큼 가계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해 필요 시 추가 현장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8·2 대책의 효과를 분석해 다음달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하현옥·한애란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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