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처장은 식품대란의 원인을 규명해 신속 대처해야 하는 식품안전당국의 수장이다. 먹거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선 휴가를 갔더라도 돌아와야 하는 게 마땅한 처신이다. 류 처장은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휴가를 냈다. 공무원 임용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허용하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어긋난다.
식약처는 “휴가 중 법인카드 사용은 직원 격려 목적 등이었고 약사회 직원 차량 탑승은 우연한 일”이라며 “휴가는 내년 연가를 당겨 쓴 것으로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그 수장에 그 기관다운 해명이다. 탈법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공복정신에 부합한지 살피는 것이 공직자의 본분 아닌가.
약사 출신인 류 처장은 그간 업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자질 부족이란 지적을 받았다. 살충제 달걀 파동은 물론 생리대 파문 과정에서도 오락가락 대처로 여성들의 불안과 분노를 증폭시켰다. 식약처는 당초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에 의뢰한 생리대 독성 시험 결과를 전달받았으나 결과 공개를 거부하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최근 모두 공개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8일 류 처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여권에서도 그의 처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 처장은 정부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말고 빨리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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