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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北 침공땐 B-1B로 2시간내 응징…김정은 참수작전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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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美 UFG 돌입 / 을지프리덤가디언 워게임 어떻게 진행되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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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시작된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를 가정한 워게임이다. 북한은 UFG를 북침 연습이라고 비난하는데, 이는 워게임의 결과가 실전으로까지 이어지는 데 대한 히스테리적 반응으로 분석된다. 시뮬레이션이기는 하지만 한미 최고위직 군 지휘관이 직접 명령을 내린다. 정경두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하 벙커에서 UFG 기간 동안 실제로 전쟁을 이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주한미군사령부는 UFG 기간 동안에 완전히 전시 체제로 바뀐다. 한미 연합군의 주요 지휘관과 참모는 변화되는 전장 상황을 고려해 시시각각 명령을 내린다. 정 의장과 브룩스 사령관은 긴밀하게 소통하며 한반도의 전쟁상황을 이끈다. 특히 작전계획 5015가 적용됨에 따라 한미는 북한의 전쟁지휘부를 개전 즉시 정밀타격하는 '참수작전'도 적용하는 도상 연습도 이뤄진다.

UFG 연습은 한미연합 '작전계획 5015'와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을 토대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북한이 스커드 C 미사일을 부산을 향해 발사하려는 징후가 포착되면 한미가 감시자산과 공대지 정밀타격무기를 이용해 이를 파괴한다. 이에 맞서 북한이 휴전선 이북에 집중 배치된 155㎜ '곡산포'와 다련장로켓을 쏟아붓는 공격을 감행함과 동시에 선전포고를 한다. 한미는 즉시 현무 탄도미사일과 F-15K 등으로 대화력전을 펼치고 반격에 나선다. 약 3달 동안 이뤄진 작전 결과 한미 연합군은 평양 인근까지 진격하는 데 성공한다.

UFG 연습은 실전과 거의 유사하게 컴퓨터상에서 이뤄지는 시뮬레이션이다. 작전계획 5015의 공세적 작전 개념에 따른 한반도 워게임은 한미연합전투모의실(CBSC)과 주한미전투모의실(KBSC)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 밖에 주일 미군기지 일부와 미국 본토에 있는 기지들도 한국 내 전투 상황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이처럼 UFG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워게임(모의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가상 시나리오의 대략적인 내용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사용 징후가 보이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제하되 실패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대응은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지정한 핵심목표를 정밀타격하는 것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을 초기에 종료하기 위한 적 지휘부 제거작전(참수작전)도 한미 연합작전에 포함돼 있다. 전쟁 지도부의 은신처를 파악해 벙커버스터로 공격할 수도 있고 직접 특수작전부대를 침투시키기도 한다.

워게임에는 북한군 역할을 맡은 대항군(레드팀)도 물론 참가한다. 대항군에는 한국 측에서 작전경험이 풍부한 예비역 장성이 지휘를 맡고 미국에서 건너온 전문가들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의 전투능력과 북한군의 실제 전력이 데이터로 컴퓨터에 입력되고 날씨 등 자연조건도 반영된다. 한국군과 미군 수뇌부는 작전계획을 고려해 명령을 내리지만 시뮬레이션이 항상 의도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알려졌다. 군의 관계자는 "모의 전투 시뮬레이션에는 수많은 변수가 적용된다"며 "작전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 지휘관은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UFG 연습은 21~25일 1부, 28~31일 2부연습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UFG 결과는 시뮬레이션 진행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한미 연합군이 최종 승리를 거두거나 전황이 완전히 한미로 기운 상태로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UFG 연습 때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텐 미국 전략사령관은 서울 인근의 한미연합사령부 지하벙커(탱고)를 찾아 진행상황을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휘통제소(CP) 탱고는 핵공격은 물론 생화학공격에도 작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암반을 뚫고 건축됐고 대형 상황실에서 미국의 군사위성과 U2 정찰기, 글로벌호크 무인기로부터 대북 정보를 즉각 받고 UFG 진행상황도 파악된다.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방어청(MDA) 청장도 탱고에서 UFG 연습을 지켜볼 것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가 21일 전했다.

해리스 사령관(해군대장), 하이텐 사령관(공군대장), 그리브스 청장(공군중장) 등 미국 핵심지휘관들은 한반도 유사시 증원전력과 전략무기 전개, 미사일 방어(MD)라는 3대 핵심축을 관장하는 인물이다. 태평양 사령관은 괌의 미 전략무기와 주일미군 등 한반도 전쟁 시 미군이 지원하는 병력 대부분을 관할한다. 태평양 작전지역을 관할하는 해리스 사령관은 미군 전력과 병력을 신속히 한반도로 증원하는 역할을 맡고, 하이텐 사령관은 해리스 사령관의 요청을 받아 전략무기를 전개하는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하이텐 사령관의 명령이 떨어지면 B-1B 전략 폭격기 등의 항공 전략무기는 2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전개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요르단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로부터 '(을지훈련의) 미군 병력이 기존에 비해 수천 명 줄어든 것은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것인가'란 질문에 "아니다. 참가 병력 숫자는 올해 훈련 목적을 위해 정교하게 설정된 것이다. 이번 훈련은 지휘부 중심 훈련에 방점이 찍혀 있어 지상병력이나 해상 군함 수에 덜 좌우된다"고 부인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이 훈련은 수십 년간 계속돼왔고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이라며 "북한의 오판을 허용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역대 정권들도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한국 수도권 2500만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신뢰성이 높지 않았다"면서도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수천 명의 한미 연합군이 동원되는 이번 훈련을 통해 대북 군사옵션이 실존한다는 인상을 남기려 한다"고 분석했다.

[안두원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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