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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삼성·LG·SK 빼면 순이익 17% 줄었다…상장사 사상 최대이익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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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들 간에 이익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전체 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삼성, LG, SK 3개 그룹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특정 기업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이들의 실적이 나빠질 경우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수출 주도 일부 재벌 대기업에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기반을 키우며 사업구조는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삼성, LG, SK 3개 그룹 계열사를 뺀 상장사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30조876억원에서 올해 25조794억원으로 16.6% 줄었다.

금융업을 제외한 조사대상 533개 업체 중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46개로 흑자 전환 기업(38개)보다 많았다. 49개 사는 올해도 적자를 봤고, 흑자를 유지한 197개 사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10대 그룹(자산기준) 안에서도 이익 쏠림은 더 두드러졌다.

삼성, LG, SK 그룹 계열사들은 순이익이 35조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3% 증가했다. 반면 3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그룹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조3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조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1121억원)에 비해 27% 감소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9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1325억원)보다 73.6%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력 집중도 문제지만 지금 당장 수익을 많이 내는 특정 기업에만 의존할 경우 거시경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대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하는데 해외시장 요소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고 그쪽에서 경기가 나빠지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면서 “내수기반을 확충해 놓는 것이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내 수출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이 높긴 하지만 반도체는 가격변동성이 매우 큰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4메가 D램 가격이 굉장히 올라갔는데 6개월 만에 5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자 경상수지 적자가 매우 크게 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와 인구규모가 비슷하거나 작은 북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해 해외시장 상황에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내수기반을 살리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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