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삼성, LG, SK 3개 그룹 계열사를 뺀 상장사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30조876억원에서 올해 25조794억원으로 16.6% 줄었다.
금융업을 제외한 조사대상 533개 업체 중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46개로 흑자 전환 기업(38개)보다 많았다. 49개 사는 올해도 적자를 봤고, 흑자를 유지한 197개 사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10대 그룹(자산기준) 안에서도 이익 쏠림은 더 두드러졌다.
삼성, LG, SK 그룹 계열사들은 순이익이 35조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3% 증가했다. 반면 3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그룹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조3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조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1121억원)에 비해 27% 감소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9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1325억원)보다 73.6%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력 집중도 문제지만 지금 당장 수익을 많이 내는 특정 기업에만 의존할 경우 거시경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대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하는데 해외시장 요소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고 그쪽에서 경기가 나빠지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면서 “내수기반을 확충해 놓는 것이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내 수출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이 높긴 하지만 반도체는 가격변동성이 매우 큰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4메가 D램 가격이 굉장히 올라갔는데 6개월 만에 5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자 경상수지 적자가 매우 크게 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와 인구규모가 비슷하거나 작은 북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해 해외시장 상황에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내수기반을 살리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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