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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부시 父子·미군 수뇌부까지 트럼프에 일침… "인종주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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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좋은 나치란 없다"

트럼프, CEO들 이탈 잇따르자 백악관 경제자문단 아예 없애

지난 12일 발생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렁'이 되고 있다. 유혈 사태를 일으킨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해 오락가락 말을 바꾸며 감싸는 태도를 보이자, 미국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일제히 등을 돌렸다. 여당인 공화당의 원로·지도부도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하고 나섰다.

조지 H W 부시(93)·조지 W 부시(71) 전 대통령 부자는 16일(현지 시각)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독립선언서 구절을 인용하면서 "미국은 언제나 인종적 편견, 반유대주의, 모든 종류의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반대 측, 양쪽 모두 책임이 있다"고 발언한 뒤에 나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반대자) 양쪽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좋은 신나치주의자란 없다"고 반박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백인 우월주의는 역겹다. 도덕적 모호성은 안 된다"고 했다.

미국 군 수뇌부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 존 리처드슨 해군참모총장,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참모총장, 로버트 넬러 해병대 사령관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일제히 백인 우월주의 비난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마크 밀리 총장은 "미 육군은 인종주의와 극단주의, 증오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LA타임스는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견해에 대한 군의 우려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경제 자문으로 참여하던 기업 CEO들의 이탈도 속도가 붙고 있다.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기업인으로 대통령 직속 전략정책포럼 멤버로 활동해온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방식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인종주의와 폭력은 언제나 나쁜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반이민정책,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논란이 많은 정책 결정 때도 트럼프 편에 섰던 우군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먼을 비롯 샬러츠빌 사태 이후 대통령직속자문단(전략정책포럼, 제조업위원회)을 떠난 CEO는 총 8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서 "기업인들에게 압박을 주느니 둘 다 끝내겠다"며 자문단 2곳의 해체를 선언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언행을 후회하지 않고 있으며, 언론과 주류 엘리트가 샬러츠빌 사태에 관한 그의 발언을 불공정하게 다룬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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