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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네팔의 '종교전쟁'…불가촉천민 중심으로 기독교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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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네팔 교회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시아투데이 이미현 기자 =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인 네팔에서 기독교가 빠르게 전파되며 ‘종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네팔 카스트제도의 불가촉천민인 ‘달리트’를 중심으로 기독교도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기독교도가 늘어나는 국가로 현재 약 100만 명이 기독교도로 분류된다. 물론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도지만 불과 9년 전까지 국교가 힌두교였던 네팔에서는 놀라운 일이다. 네팔은 지난 2008년 10여년의 내전 종료 후 세속국가가 되면서 다양한 종교 활동이 가능해졌다.

네팔에서 기독교도는 주로 달리트를 비롯한 소외계층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들의 기독교 선택 이유는 순수한 교리적 믿음보다 보건지원과 차별·빈곤을 벗어나려는 선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네팔 중부 마크완푸르의 마을 마나하리에서 소수민족인 체팡(Chepangs) 민족을 연구중인 인류하자 다이아나 리볼리는 “지진이 일어난 후 기독교 선교 업무가 점점 더 늘어났고 그에 맞춰 교회의 수도 극적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현재 작은 교회 35개가 들어서 있다. 이슬람 모스크 2곳과 불교사원 5곳에 비해서도 많다.

이러한 기독교도 증가에 전통적인 고유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샤먼인 푸르나 마하두르 프라자는 “마을의 모든 이가 기독교인이 될 것”이라면서 고유 문화와 전통의식이 잊혀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지진이 난후 (기독교 단체들은) 많은 물품을 받았다”면서 체팡족들이 단지 돈 때문에 기독교로 개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볼리 역시 “선교사들은 기독교의 치유적 요소를 강조하면서 체팡민족 고유의 주술적 의식과 샤먼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리 고팔 리말 힌두교 사제도 기독교가 자금력으로 신자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말은 “외국 단체들이 기독교도가 아프면 도움을 주고 지진이 나도 기독교도만 돕는다. 쌀과 구호품에는 꼭 성경책이 딸려 온다”면서 “우리는 선교에 돈을 쓰는 기독교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나하리 인근 라만타르 마을의 목사인 짓 바하두르 수나르는 달리트들이 개종하는 이유를 기독교가 제시하는 평등이란 가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카스트 제도의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를 개보다도 못하게 취급한다. 성직자들은 달리트들을 위해 결혼·장례의식 어떤 것도 해주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기독교 안에서는 모두 평등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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