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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IT업종 호실적에도 코스피 상승세 주춤…증시 조정국면 들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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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상승장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사상 최고 영업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그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2분기 영업이익이 1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08%떨어진 249만원에 그쳤다. 앞서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으로 최고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25일과 26일 연이틀 주가가 하락하며 7만원선이 깨졌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의 신기록 행진도 IT 업체들 주가를 따라가며 지난 25일부터 연이틀 하락했다. 27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8.73포인트(0.36%) 오른 2443.24로 장을 마감하며 244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개인과 외국인들의 ‘팔자’몰이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조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21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팔자’로 총 1조732억원 어치를 팔았다.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는 이달 중순부터 주춤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국내 IT업체들의 실적이 최고점을 찍었다고 보고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IT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워 8개월째 상승해왔다. 하지만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실적에 외국인들이 차익실현 적기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의 3분기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21일쯤 8월 수출동향 잠정치가 나오고 3분기 호실적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IT주는 다시 반등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에선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팔자’로 나섰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IT 하드웨어 대형주에서 조정이 이뤄질지는 몰라도 업종 전반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완전히 ‘팔자’로 돌아섰다면 다른 업종들에서도 투자가 빠져야 하지만 외국인들은 철강, 비철, 항공주는 꾸준히 사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T 하드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지수 전체로 보면 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일 뿐 다른 대형주에 대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동결 기조, 달러 약세도 당분간 코스피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1∼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다. 중요한 것은 다음달 잭슨홀미팅(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연준이 경기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9월 FOMC에서 자산 축소, 12월 금리인상 등 시장의 예상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 있다.

변수는 유럽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펴며 유럽 각국의 경기는 많이 좋아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연준과 함께 긴축으로 가닥을 잡고 돈줄을 죌 경우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지금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다.

김지형 한양증권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미국과 유럽의 유동성 정책을 보고 움직일 것”이라면서 “둘 다 긴축으로 돌아선다면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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