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년 이내 단기 매매 비중 3.56% 기록
작년과 비교해 0.85%↓…3년 연속 감소 추세
“시장 호황기 때처럼 시세 차익 기대 어려워”
서울 서대문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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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올 들어 아파트·상가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지 1년 이내에 처분하는 집주인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2021년과 2022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처럼 단기 처분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1월부터 5월 누적 기준) 전국에서 1년 이하로 보유한 집합건물을 처분한 매도인 비율은 3.67%(7869명)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4.52%)와 비교해 0.8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1년 안에 집합건물을 되판 집주인 비중은 2021년 8.4%까지 늘어난 이후 2022년 8.29%, 2023년 4.52%로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집합건물을 단기 매매하는 ‘단타족’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급증했다. 저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끼고 주택을 단기간에 사고팔아 시세 차익을 거두는 방식은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수천만원 오르던’ 시기에 큰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작년부터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 매매심리가 위축되자 이 같은 투자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에서도 단기 매도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월부터 5월 서울 집합건물을 거래한 2만5727명 중 1년 이내 되판 비율은 2.51%(645명)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3.1%)와 비교해 0.5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경기도도 지난해 3.79%에서 올해 3.22%로 0.57%포인트 줄어들었다.
인천은 집값이 치솟던 시기 단타 거래가 집중됐던 지역이었다. 인천은 2021년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평균 18.3% 상승할 동안 무려 34.5% 올라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었다. 이 기간 인천에서 집합건물을 거래한 8만4470명 가운데 1만3188명이 1년 이내에 되팔았다. 이후 집값 정체기로 들어서면서 인천 단타족 비중은 2023년 5.7%에서 올해 4.42%까지 급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합건물을 1년 이내 매매하는 단타 거래는 단기 차익을 보겠다는 공격적인 투자기법”이라면서 “이들이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해선 자유롭게 건물을 팔고 나올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 시장은 과거에 비해 매매 거래가 감소한데다, 시세 차익도 줄어 적기에 매각을 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저성장·고금리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투자 기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함 랩장은 “이처럼 단타 매매가 감소하는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아파트 매매 거래가 증가하거나 매매 가격이 오르는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야만 이러한 투자 기법이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연내에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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