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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용우 대표 "상식 깨는 게 카뱅이다…대출 중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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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나하나 하다 보면 시중은행도 변할 것" 자신감

"해외 송금은 은행의 높은 신뢰로 핀테크 업체와 차별"

뉴스1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약칭 카카오뱅크)이 영업을 시작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김주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진복 국회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2017.7.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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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지난 2년간 카카오와 금융권, 전혀 다른 DNA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은행을 준비했다. 생각도 달랐다. 금융권에서 '이게 상식'이라고 하면 ICT에서는 '이게 말이 되냐'고 묻는 식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우리가 가진 상식을 깨야 한다.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탄생시켰다.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불편하다'라거나 '잘못됐다'고 말해달라. 새겨듣고 서비스를 추가하겠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난 2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27일 오전 7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6시간 만에 요구불예금 계좌 6만5500좌, 모바일 앱 다운로드 17만건의 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오전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시중은행보다 10배 정도 망을 늘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전산이 일부 마비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카카오뱅크가 고려한 시간당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은 10만명. 이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워낙 고객들의 관심이 많아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충분히 대비한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간편한 앱에 저렴한 수수료" 공략…보안 자신감도

카카오뱅크의 목표는 '간편함'이다. 앱을 쓰기 쉽게 만들었고, 상품도 단순하게 구성했다. 우대조건도 과감하게 없앴다. 주요 경쟁력은 수수료다. 연말까지 이체나 입금, 출금 등 은행의 3대 수수료를 면제한다. 해외 송금 수수료도 시중은행 창구의 10%만 받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3대 수수료 면제는 어떤 은행도 해보지 않은 시도라 지켜보고 내년 수수료 체계를 다시 판단하겠다"며 "외화 송금은 은행의 높은 신뢰를 기반으로 핀테크 업체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금과 대출 상품에도 특색있는 서비스를 더 했다. '세이프 박스' 서비스는 입출금통장에서 예비자금을 분류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월세로 매달 50만원씩 내야 하면 입출금통장에서 50만원을 예비자금으로 묶어둘 수 있다. 하루만 설정해도 연 1.2%의 이자를 준다. 신용등급 8등급도 휴대폰 인증만 하면 50만~300만원까지 대출을 받는 '비상금대출'도 눈에 띈다.

보안 문제는 기존 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신용평가 시스템도 기존 은행 체계에 카카오의 데이터를 일부 반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고객이 많이 유입되면 다양한 데이터가 쌓여서 더욱 선진화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게는 3년까지도 걸릴 문제로 보며 데이터를 어떻게 확장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증자 문제없어…대출 중단 없을 것"

기존 은행이나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와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케이뱅크가 하지 않은 해외 송금과 체크카드에 더한 후불 교통카드 기능 등을 예로 들며 오픈 시기가 늦춰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겨우 하루짜리 아이가 기존 은행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중은행이 카카오뱅크를 많이 의식하고 있는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하다 보면 시중은행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자 문제도 화두에 올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완화라는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케이뱅크는 최근 대출 고객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몰려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이 대표는 "증자는 문제없을 것"이라며 "대출을 중단하는 일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수시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정치권도 카카오뱅크의 출발을 격려했다.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4차 산업혁명에서 크게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 남아있는 숙제(은산분리 완화)도 고민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에 경쟁과 혁신을 불어넣고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은행 본업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부동산 담보대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은행으로서 고객의 사랑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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