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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삼성의 `4차 산업혁명`…국내 스타트업 첫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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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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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 넥스트'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했다.

26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삼성 넥스트가 들리지 않는 소리를 이용한 정보 전송 기술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인 '모비두'에 국내 업체 2곳과 함께 15억원을 투자하며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전략적 협력을 실시하는 조직인 삼성 넥스트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첫 사례다.

삼성 넥스트는 그간 인공지능(AI) 개발을 맡고 있는 '비브랩스'를 비롯해 '루프페이' '스마트싱스' 등 최근 삼성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해 인수했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 투자는 그동안 없었다.

이번 투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성 넥스트가 국내에도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전망이다. 아이디어나 기술은 있지만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해 좌절했던 국내 스타트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넥스트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 확대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한국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계속 커지고 있어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투자한 모비두는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고주파 영역인 비가청 음파를 활용해 결제와 인증,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모비두는 2014년 설립돼 전체 직원이 7명밖에 안 되지만 이번에 삼성 넥스트를 비롯해 롯데멤버스, 캡스톤파트너스에서 총 15억원을 투자받았다. 손쉬운 결제 솔루션 기술을 이미 상용화했을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블루투스, 근거리무선통신(NFC), 와이파이 같은 하드웨어가 필요한 기존 솔루션과 달리 모비두는 비가청 음파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만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삼성 넥스트를 중심으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는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업체인 벤쳐스퀘어의 김태현 대표는 "그동안 삼성이 미국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 아쉬움이 컸다"며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을 일으켰던 코스닥시장처럼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경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이 잠재력만 놓고 적극적인 투자와 조언을 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창업 열풍이 불면서 삼성은 투자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해는 독일 베를린에 삼성 넥스트 사무소를 열어 신기술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이 있는 국가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한국도 본격적으로 포함된 셈이다.

삼성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해 올해 1월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VR, AI, IoT 등을 개발하는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해 국내에서도 이런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을 시작으로 국내 다른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강점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전과 자동차회사를 바탕으로 구성된 협력사와 다양한 제품군, 높은 교육 수준뿐만 아니라 혁신과 변화에 대한 수용성도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게임을 기반으로 한 VR나 AR, 그래픽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의 배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성훈 기자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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