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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뉴스를 쪼다>'오뚜기를 배워라' 는 유치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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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오뚜기’를 통해 대기업 혼내기를 하겠다는 건 유치한 발상이다.”
“‘문재인 정부와 경제 철학을 공유한다’는 얘기가 실질적인 ‘관치 경제’를 한다는 것 아닌가. ‘오뚜기’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 기업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재계와 간담회를 갖는다. 삼성·현대차 등 자산순위 14대 대기업에 더해 특이한 손님 하나가 초대됐다. 네티즌들이 ‘갓(god)뚜기’라고 부르는 ‘오뚜기’다. 오뚜기는 시가총액 2조7000억원, 자산규모 1조5000억원 남짓으로 기업순위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지만, 오너 일가의 모범적인 상속 과정과 압도적인 정규직 비중, 라면값 동결 등의 행보 덕분에 최근 몇 달 사이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등극했다. 정부는 ‘비정규직 철페’의 모범사례를 들기 위해 오뚜기를 초청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선닷컴 정치토크 ‘뉴스를 쪼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간담회’ 유감을 짚어봤다.

“오뚜기를 부른 건 일종의 ‘마스코트’정치입니다. 문 대통령은 개그맨 김영철, 김미화 등 행사때마다 연예인을 부르고 있죠. 이번에는 연예인 대신 기업가네요. 다른 총수들에게 ‘오뚜기 좀 보고 배워’하기 위해 마스코트로 오뚜기를 선정한 겁니다.
“이번 행사를 두고 청와대에서는 ‘경제철학을 공유한다’고 설명하는데, 이것과 박근혜 정부 때의 대기업 회장 면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어느 정부가 됐건 정부가 경제를 살리지는 못합니다. 기업이 살리는 걸 거들 뿐이죠. 그러므로 정부가 기업가를 만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박 정부에서도 정책을 위해 만났다고 강하게 주장했으면 좋으련만.”
“문제는 ‘철학을 공유한다’는 대목인데요. 글쎄요 정권은 갑, 기업은 을 입장입니다. 정권의 철학을 공유한다는 것은 상호작용이 아니라 정부의 일방적 통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오뚜기’를 비정규직 철폐 우수사례로 들어 대기업을 압박하겠다고 하면 그 발상이 정말 유치하게 보입니다.”
“농심 등 경쟁사가 라면값을 인상할 때, 오뚜기는 인상대열에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업이 상속세 1500억원 다 냈고, 비정규직이 31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3000명이 정규직이다 같은 ‘미담’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뚜기는 기업 계열사간 매출 밀어주기 비중이 매우 높은 기업입니다. 더욱이 오뚜기 계열의 물류회사는 매출이 줄었는데도 주주배당을 늘리기까지 했습니다. 돈이 돌고돌아 오너에게 가는 거죠. 오뚜기를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란 다면적인 구조라는 겁니다. 오뚜기만 해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갓뚜기’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입장에서는 손봐야 하는 기업입니다. 기업에는 여러 얼굴이 있다는 겁니다. 비정규직이 불법도 아니고, 그 잣대 하나로 ‘모범기업’이라고 청와대까지 나서는 건 매우 단순하고, 유치합니다.”
“이렇게 한 면만 보고 산전수전 다 겪은 대기업 회장들을 불러두고 ‘오뚜기를 닮아라’하면 거기 동조할까요, 비웃을까요”

김광일 논설위원(TV조선 ‘신통방통’ 진행자), 신효섭 디지털뉴스본부장, 박은주 콘텐츠 팀장이 진행하는 ‘뉴스를 쪼다’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아래 영상을 꾸욱 눌러주세요!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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