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수해피해 돕자 봉사행렬 줄이어 |
보건소 주관, 자살예방교육에 공무원 60여명 1박2일 '차출'
【괴산=뉴시스】김재광 기자 = 집중호우로 큰 수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복구작업과 전염병예방 업무에 전념해야 할 괴산군 공무원 60여명이 1박2일 과정의 자살예방교육에 차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괴산지역에는 지난 16일 하루 18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주민 2명이 숨지고, 적잖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24일 오전 7시 기준 괴산지역 피해규모 잠정 집계액은 122억3900만 원에 달한다.
수해 복구 작업을 도우려고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수천명이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적잖은 공무원 인력을 일상교육에 투입한 괴산군의 선택이 옳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군에 따르면 괴산군 보건소 직원 등 60여명은 지난 18∼19일 성불산자연휴양림에서 '생명지킴이 지도자 양성교육'을 받았다.
이틀간 진행된 이 교육에는 대부분 군 보건소 직원이 참여했다. 군청 실·과, 읍·면별로 한명씩 차출된 공무원 10여 명도 참석했다.
교육이 진행된 기간은 괴산 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진 뒤 이틀이 지난 뒤였다. 정확한 인명 피해와 수해집계조차 나오지 않아 군 공무원과 소방공무원, 경찰이 총 동원돼 인명 피해 상황 등을 집계하던 때였다.
수마가 할퀴고 간 지역에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우려가 높아 보건소의 방역활동이 어느때 보다 중요했던 때이기도 했다.
괴산에 떨어진 물폭탄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하천이 범람했고, 칠성면과 청천면 일대 주택과 펜션이 물에 잠겼다.
수해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한 주민들은 지금도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을 지정해달라고 아우성치고, 봉사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한때나마 수해복구 대열 최일선에 섰어야 할 공무원들이 일상적 교육에 투입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민 임모(57)씨는 "주민들이 수해로 목숨을 잃고 생활 터전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수백여명이 오갈데 없는 이재민 신세가 됐다"며 "피해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주민을 뒤로한 채 공무원들이 교육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수해가 나기 전부터 계획됐던 교육이라 최소한의 인력만 참여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수해현장에 투입돼 복구활동에 전념했다"면서 "교육을 연기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ip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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