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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검찰, 'KAI 비자금' 열쇠 쥔 손승범 전 부장 공개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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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손승범 전 부장을 공개 수배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오늘(24일) "지난해 6월 27일부터 검거하기 위해 나섰던 KAI의 인사담당 손승범 부장에 대해 오늘부터 공개수사로 전환한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공개 수배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년간 노력했지만 사실상 비공개 수사로는 검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법기관이 힘을 모아야겠다는 판단에 경찰과도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공개수사 전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KAI 인사운영팀 소속으로 항공기 개발 외부 용역 계약을 맡았던 손 씨는 2007년부터 2014년 사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경공격기 FA-50 등을 개발하는 용역 회사 선정 업무를 맡았습니다.

손 씨는 컴퓨터 수리 업체 등을 운영하던 처남 명의로 설계 용역업체 A 사를 차려 247억 원대의 물량을 챙기고, 20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A사와 손 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지난해 6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연인원 100명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지만 1년 넘게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10여 명의 전담 추적팀이 손씨를 뒤쫓고 있으나 여전히 행방이 묘연합니다.

검찰은 손 씨의 범행 규모가 수백억 원대로 크다는 점에서 단독 범행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범행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A 사에 지급된 비용이 비자금으로 조성돼 하 전 사장의 연임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실제 검찰은 최근 A사 임원으로부터 용역비 중 수십억 원을 별도 비자금 계좌에 송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른 사람치고는 장기간 도주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외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것도 '조직적 범행'의 가능성에 무게를 싣습니다.

손 씨가 검거된다면 비자금 조성 경로와 용처 등을 밝혀 KAI의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됩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어떤 조력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범죄 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원일 뿐인데 장기간 도주하는 것에는 어떤 사정이 있지 않나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배 중인 범죄자의 도주를 돕거나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은 범인 은닉으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그런 이들도 검거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경호 기자 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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