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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가진 것 다 줘 후회없다" 전재산 기부하고 떠난 김군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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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으로 평생 모아온 2억 5천만원 기부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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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차병원 장례식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빈소가 차려져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 23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을 모두 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지금까지 모아온 정부의 생활지원금 등 2억 5천만 원을 모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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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기금 전달식에 참여한 김군자 할머니의 모습 (사진=아름다운재단 제공)


지난 2000년 김할머니는 아름다운 재단 창립 직후 5천만 원을 기부해 '1호 기금출연자'가 됐고, 2006년에 다시 5천만 원을 기부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를 토대로 '김군자할머니기금'을 만들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 709명이 동참해 지금까지 약 11억 원을 모금해 25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이 전달했다.

또 김 할머니는 지난 2015년에 모아둔 1억 5천만 원을 자신이 다니던 경기 광주시 퇴촌성당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의 장례식장에는 장학생 출신의 조문객들도 찾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학생 노진선(30) 씨는 "절박한 상황에서 할머니 덕분에 무사히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할머니는 17살의 나이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고, 해방 후에는 노점 등을 운영하며 평생을 홀로 힘겹게 지내왔다. 13살에 부모를 여읜 김 할머니는 8개월 동안 야학을 다닌 것이 배움의 전부였다고 한다.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할 당시 김 할머니는 "가난하고 부모 없는 아이들이 배울 기회만이라도 갖도록 돕고 싶다"며 기부 동기를 밝혔다.

지난 1998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 온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요구해왔다. 2007년에는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해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37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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