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숨기려 블랙박스 영상 지우고 경찰에 거짓말도
-警,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 적용해 검찰 송치 예정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만취 상태에서 골목길을 걷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나며 차량 사고까지 낸 뺑소니범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사고 당시 범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16%로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이모(40) 씨를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123r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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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께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한 호프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다. 당시 이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16%로 면허 취소 수준인 0.1%의 두 배를 넘는 만취 상태였다.
만취 상태였던 이 씨는 운전대를 잡았지만, 집으로 가는 길도 찾지 못할 정도였다. 음주단속을 피해 들어선 인근 골목길에서 길을 잃은 이 씨는 같은 골목을 세 바퀴 돌면서도 집으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맸다. 급기야 그는 골목길을 걷고 있던 피해자 남모(34ㆍ여) 씨를 차로 들이받았다. 남 씨는 현재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내고도 그 자리에서 도망간 이 씨는 3㎞를 더 달렸지만, 이번에는 주행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에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이 씨를 조사하자 그는 보행자를 들이받은 사실을 숨기고 차량 사고만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뺑소니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10여 일 동안 사건현장 주변 23곳의 CCTV 영상을 분석해 이 씨가 뺑소니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뺑소니 영상 속 차량이 이 씨의 차량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경찰이 이 씨의 뺑소니 정황을 확인하고 출석을 요구하자 이 씨는 사건 당시 차량 블랙박스 파일을 지우고 경찰에는 블랙박스가 고장 났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르면 이주 내에 이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했더라도 이를 피하고자 사고를 내고 도망을 하면 뺑소니 죄가 무겁게 추가된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정차해 환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당부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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