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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우, 캐비닛 문건 지시”라는데 우병우는 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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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사진)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청와대 캐비닛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검찰은 이미 문건 작성자로부터 “우 전 수석 지시로 작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우 전 수석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판에 출석하면서 ‘민정비서관 당시 청와대의 삼성 문건 작성을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번에 다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문건을 작성하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나’ ‘부하였던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다 진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재판 받으러 갈게요”라는 말만 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지난 17일 우 전 수석은 ‘청와대가 발표한 캐비닛 문건 존재를 아는가’라는 질문에 “언론 보도를 봤다”면서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주 우 전 수석 아래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모 검사를 조사해 “2014년 하반기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우 전 수석 지시로 해당 문건들을 작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들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 기회로 활용’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담겨 있다. 지난 2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재판에 16건의 해당 문건들을 증거로 제출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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