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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쾌조의 실적…코스피 상장사 영업익 첫 200조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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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28곳 연간 실적 전망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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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수출 업종의 이익이 급증하고 해운·조선·건설 업종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는 가운데 내수주 중에선 은행의 순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올 2분기 실적 발표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이 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주가 움직임도 '깜짝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장세를 알리고 있다.

2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추정이 가능한 코스피 상장사 428곳(전체 상장사의 55.6%)의 연간 영업이익 합계는 200조70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이들 영업이익 합산(146조1936억원)보다 37.3%나 늘어난 수치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 상장사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150조430억원 대비 97.4%에 달했다. 이들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사 실적을 사실상 대표하는 셈이다.

올해로 17년째 증권사 실적을 분석해온 에프앤가이드 김군호 사장은 "올해처럼 기업 이익이 늘고 증권사 추정치가 뛰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데 올 초와 비교하면 연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가 거의 30조원 증가했다"며 "이 같은 기업 이익 증가는 유례없는 일이지만 주가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차분하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52조6886억원으로 분석 대상 상장사 이익의 25%를 차지할 전망이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로 여전히 추정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올 2분기 '학습 효과'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전일(7월 6일)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13조1971억원을 제시했지만 이는 실제 수치(14조원)보다 8000억원 이상 낮게 잡은 것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지난 20일 까지 실적을 공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7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19조4894억원에 달했다. 이는 각 상장사 실적 발표 직전일 추정치 합계(18조2316억원)보다 1조2578억원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갈수록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52조원의 영업이익 중 반도체에서만 30조원이 나올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삼성전자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것도 호재다. 이 같은 신용등급 조정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미국 반도체 경쟁사인 인텔(A+)을 제치게 됐다. S&P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1~2년 동안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과시한 또 다른 업종은 은행이다. 최근 신한지주, KB금융, 우리은행이 나란히 2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이들 3곳의 순이익은 2조3728억원에 달했다. 실적 공개 직전에 예상한 순이익 합계(1조9540억원)보다 4188억원 더 많았다. 이 중 단연 '깜짝 실적'은 KB금융으로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동시 '1조클럽'에 가입했다. 증권사 예상치보다 1949억원 많은 2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연간 순이익 예상치가 2조9068억원에 달해 작년보다 32.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은행의 '폭풍 질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크게 개선되고 있는 순이자마진(NIM) 덕분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시중 대출 금리는 높아지고 있는데 풍부한 자금이 여전히 은행권에 머물면서 은행 입장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대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철강과 화학을 대표하는 포스코와 LG화학도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이익을 나타내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포스코는 2분기 97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9228억원)보다 563억원 높게 나온 것이다. LG화학도 726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증권사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전에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추정치를 대거 상향 조정했지만 결국 실제 이익은 그 이상이 나왔고 이후 주가도 코스피보다 더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일(7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6.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9%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 평균보다 두 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깜짝 실적'을 공개한 KB금융과 신한지주 주가도 실적 발표일 다음날인 지난 21일 각각 4%, 3%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같은 날 실적을 공시한 LG전자 주가는 이후 7.7%나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1000억원가량 낮게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기업 실적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높아져 실적 확인 후 매수하는 안정적 투자 패턴이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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