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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투자노트] 최저임금 1만원…거스를 수 없으면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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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됐다. 내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이 된다. 인상폭 1060원은 역대 최대이며, 인상률은 역대 4번째로 높다. 또 최저임금 1만원이 되기 위한 3년 평균 인상률인 15.6%를 상회한 만큼 상당히 높다는 지적이 많다.

갑론을박이 뜨겁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최저임금 상승률은 매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으로 부담을 갖는 사업자들에게 추가 부담분을 지원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당장 눈에 띄는 부작용을 적어도 5년간 최소화 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큰 무리 없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언제까지나 정부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따른 초과 부담을 상쇄시켜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젠가는 인건비 부담이라는 뇌관은 터지기 마련이고 시장 참여자들은 뇌관이 터지기에 앞서 발빠르게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시작된 지각 변동이 우리나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갖고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산업 전반에서 진행중인 무인결제 시스템 구축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임금이 부담스러울수록 무인기기가 각광받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한국전자금융(063570)과 같이 키오스크(KIOSK, 무인단말기)를 만드는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반면 인건비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저임금 고용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며 “최저임금이 15.6% 오른다는 가정 하에 대형마트와 슈퍼는 기존 영업이익의 13%가 감소하고 편의점은 가맹점주의 수입이 9% 감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주로 이미 표면에 드러난 기업이나 업종 위주로 언급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피해 혹은 수혜주가 떠오를 수 있다. 내년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는 463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 근로자 수의 약 20%가량 된다. 유통업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을 고민하는 곳이 많을 것이다.

또 인건비 상승이라는 프레임에 국한해서 바라만 볼 게 아니라 시야를 더 넓게 가지는 것도 좋다. 마치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라는 10년 전 책이름처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잠재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 물론 막연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테마주’는 지양해야 한다.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내다봐야 한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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