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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최저임금 26% 올린 뉴욕, 음식점 창업 16%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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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40년간 영업했던 식당 '안젤리카 키친'은 4월 폐업했다. 25년간 영업했던 중식당 '차이나 펀'도 지난 1월 문을 닫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식당들이 문 닫는 이유 중 하나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이다.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식당들이 음식 값을 올리며 버티다가 결국 폐업까지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뉴욕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8.75달러에서 11달러로 26% 올랐다. 올해 말에는 13달러까지 오를 예정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영국 등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이 고용을 위축시켜 비숙련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운영하던 쿠바 식당 두 곳을 폐점한 메린씨는 "최저임금이 너무 빨리 올라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창업도 어렵다. WSJ에 따르면 작년 신규 식당 영업 허가 건수가 2013년보다 16% 줄었다.

작년 4월부터 최저임금보다 한 단계 높은 '생활임금(living wage)'을 도입한 영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활임금은 실질적인 생활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기존 최저임금보다 10% 정도 올랐다. 25세 이상 근로자는 기존 최저임금보다 0.5파운드 오른 시간당 7.2파운드(약 1만600원)를 받았고, 2020년에는 9파운드(약 1만3300원)까지 오를 예정이다. 그러자 유통업체 체인점과 소매상들은 단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과거 비싼 비용 때문에 자동화를 꺼렸던 업체들이 인건비가 올라가자 자동화·기계화 도입에 나서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통업계에서만 3700명이 해고됐다. 영국 대형 수퍼마켓 체인 '세인즈베리'는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상품에 잘못 붙여진 라벨을 찾는 직원을 없앴다. '존 루이스' 백화점 식품 코너는 손님에게서 주문을 받아 조리하던 시스템에서 중앙 조리실에서 미리 만든 음식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이로 인해 387명이 직장을 떠났다.

송원형 기자(swh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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