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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당신이 흥얼거린 콧노래 名曲으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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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s 스타트업 / (42) 쿨잼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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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익 대표(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작곡 앱 `험온`을 소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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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저마다의 욕구를 표현한다. 형식은 글이 되기도 하고 사진이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동영상도 많아졌다. 음악은 어떤가. 누구나 한번쯤 콧노래(허밍)를 흥얼거리다 '이거 멋진 노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글·사진과 달리 음악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34)는 '사진을 찍듯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면'이란 바람을 사업화했다.

'험온'은 그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스마트폰에 대고 흥얼거리면 악보를 그려준다. 정음보다 음정이 떨어지는 플랫, 높은 샤프까지 귀신같이 알아챈다. C-Dm-Em 등 코드 진행도 알아서 척척 해준다. 발라드, 록, 뉴에이지, 클래식, 리듬앤드블루스 등과 같은 반주도 붙여 근사한 노래로 탄생한다. 지난해 5월 베타 버전이 출시된 지 1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33만명이 앱을 내려받았을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험온은 실시간 음악정보인출(MIR)과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서비스다. 수만 개 기보를 학습해 바둑 고수로 거듭난 알파고처럼 험온도 수천 개 악보를 학습해 가장 자연스러운 음악을 재생해낸다. 최 대표는 "음악은 바둑과 다르게 무조건 많은 악보를 학습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소음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최적의 악보를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쿨잼에 현직 작곡가가 합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아직 구현하지 못하는 디테일을 체크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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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버전으로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을 홀렸던 험온은 오는 8월부터 정식 유료 버전으로 재탄생한다. 유료 회원에게는 실제 작곡가 수준의 작곡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기계음 비슷한 재생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고음질 음악으로 재생해주는 것은 물론 악보 파일을 추출해 실제 작곡가처럼 편집할 수 있게 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15곡을 저장할 수 있는 개인별 저장 공간도 100곡 수준으로 늘렸다. 최 대표는 "특정 유명 가수 음악 스타일로 노래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쿨잼에 따르면 전 세계 콘텐츠 창작자는 600만명, 비전문 작곡가는 1200만명에 이른다. 음악 애호가까지 합하면 험온이 공략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1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프로툴, 로직, 큐베이스 등 작곡 소프트웨어는 많지만 모두 전문가용이다.

쿨잼은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 출신이다. 2015년 8월 67대1 경쟁률을 뚫고 C랩 과제로 선정됐다. 이듬해 5월에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스마트 가전 개발을 담당하던 최 대표는 "소비자에게 가장 편리한 스마트 가전을 만들었던 것처럼 아무 음악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손쉽게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아이템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준전문가급 음악가다. 피아노, 드럼 등 다루는 악기만 7개. 최 대표는 "공학도지만 음악과 기술을 결합하는 사업을 늘 꿈꿔왔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작품도 피아노를 치면 악보로 바꿔주는 기술이었다.

쿨잼은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험온을 음악 교육에 접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미국에서도 음악 교육에 기술을 적용하려는 니즈가 많다"며 "현재 음악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은 주로 음악 재생 분야에 불과한데 작곡 앱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수익모델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 '쿨잼컴퍼니' 전문가 평가가 7월 19일자에 이어집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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