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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최저임금委는 기울어진 운동장" 사용자 위원들 회의 참석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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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위원들 노동계 두둔" 주장

내년도 최저임금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이태 연속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엔 근로자 측이 "공익 위원들이 사용자 편을 들고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장하고 최저임금위를 박차고 나간 반면, 올해는 사용자 측이 '대폭 인상을 위해 공익 위원들이 노동계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면서 회의 참석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노사가 여전히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12일과 15일(토) 10·11차 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이번 주 내로는 어떻게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겠다는 게 최저임금위 방침이다.

하지만 노사가 원만히 합의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노동계는 내년부터 1만원 즉시 인상(인상률 54.6%)을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6625원(인상률 2.4%)을 최초 인상안으로 제시해 격차가 워낙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15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공익 위원이 절충안을 제시하면, 근로자·사용자·공익 위원이 투표를 통해 인상액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8차 회의에선 사용자 위원 측이 제시한 8개 업종(PC방·편의점·수퍼마켓·주유소·이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에 대한 차등 인상률 적용안이 투표 끝에 반대 17, 찬성 4, 기권 1로 부결됐다. 공익 위원 대부분이 차등 인상 반대를 주장하는 노동계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날 투표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로 참석한 사용자 위원 5명이 "업종별 차등 인상 적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항의하며 집단 퇴장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최저임금위 안팎에선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공언하긴 했지만 공익 위원 입장에선 영세 자영업자의 반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내년도 인상률이 10%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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