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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김정숙 여사, ‘문화계 블랙리스트’ 故 윤이상 묘에 동백나무 심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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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5일(현지시각)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가장 먼저 찾았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베를린 외각 가토우 공원묘지를 참배했다. 이곳에는 이른바 ‘동백림(東伯林)’ 사건에 연루돼 평생 고국땅을 밟지 못하고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윤 선생의 묘소가 있다.

김 여사는 올해 윤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독일 방문 첫날 윤 선생의 묘소를 찾았다.

조국 통일을 염원하며 남북한을 오갔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려 고향땅을 밟지 못하고 이국 땅에서 숨진 윤 선생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부인이 윤 선생의 묘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번 방독 길에 경남 통영의 동백나무 한 그루를 전용기 편으로 옮겨와 윤 선생 묘소에 심었다. 고향은 경남 산청이지만 유년기를 통영에서 보낸 윤 선생의 살아생전 향수를 늦게나마 달랜다는 의미를 담았다. 통영은 동백나무가 10만 그루 이상 우거진 동백 숲이 유명하다.

윤 선생이 연루된 동백림(東伯林) 사건에서의 동백림은 동베르린을 의미하면서도 통영의 유명한 동백(冬柏)과 발음이 같다. 김 여사는 이를 고려해 동백나무 수송작전을 구상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저도 음악을 전공해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 선생이 살아생전 일본에서 타신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서 보고 정작 고향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이 울었다”며 “그래서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다. 선생의 마음도 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윤이상 평화재단은 2013년 이후 정부의 지원이 끊겼다. 다행히 올해 11월 콩쿠르를 이어갈 수 있는 예산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면서 고인의 명예를 고국에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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